yuna's lifelog


기존 시스템에서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가 뭔지 알아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지금 하는 일이 뭔지는 나중에 좀 상세히 써볼 예정. 의외로 재밌어서.), 서비스 장애 신고실에 들어온 기록 한달치를 뒤지고 있다. 한달치 원본이 삼만 건 정도였나? 카테고리가 나뉘어져 있어서 그 중 필요없는 카테고리를 필터링하고 나니 대략 1800건이 남았다. 이제부턴 내용을 다 읽어보며 추려야 한다. 기록한 사람과 추리는 사람(나)의 분류 기준이 다를 수 있기도 하고, 나는 그 raw data를 좀더 상위 수준의 '이슈들'로 분류하고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뭐 거기까진 좋은데.

아마도 여러 사람이 기록한 것을 모아놓은 것 같은데, 어떤 사람들은 정말 일을 대충 했구나 싶다. 카테고리, 요청 내용, 처리 내용란이 나뉘어있는데도 내용 쓰기가 귀찮았는지 요청 내용란에 내용이 아니라 카테고리를('시스템 관련') 써놓고 땡. 어떤 건 '00에서 에러 발생'이라고 써놓고 땡. 당연히 에러가 발생했으니 연락을 했을 거 아냐? 처리 내용란에도 내용이 아니라 처리자를('00과장님이 연락') 써놓았다. 처리자 란은 또 따로 있는걸. 그나마 안쓴 게 80퍼센트. 오류의 원인이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다는 기록은 단 10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아마 쓰면서 이렇게 생각했겠지.
'이까짓거 나중에 누가 보기나 하겠어?'
그런 거다. 대부분 그렇게 산다.
'우린 아마 안될거야'라고 얘기하기도 귀찮아.

이래서 난 아마 인간 세상을 싫어하는 것 같아.
엉터리 투성이.
하나하나 따지고 해결하려고 하면 슬프고 지쳐버려.
대부분은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은 채로 말야.
나는 아직도 답을 모르겠어.

추가 : 하루종일 '화면이 바뀌셨는데', '에러가 뜨셨다고', 이따위 글귀들을 읽고 있자니 분노가 개미떼처럼 스멀스멀 머리 꼭대기까지 쌓여가는 느낌이야.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