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1-09-25 토

카테고리 없음 2021. 9. 25. 12:32

2021-09-25 10:04 아침 일과를 끝내고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잠깐 앞산에 커피를 마시러 가다가, 산 입구에서 같은 동에 사는 이웃을 만났다. 여기 20년 넘게 살았고 토요일마다 이 산을 오른다고. 계곡 쪽 길로는 가본 적이 없다길래 가르쳐주었다(이쪽 길은 밤이 많이 떨어져 있는데 이분 밤 줍다가 산에 올라가기 포기하심ㅋㅋㅋㅋ).

내려오는 길에 할머니 생각이 났다. 할머니는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항상 먼저 말을 건네셨다. 고향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집에 놀러오셨을 때도, 시내에 뭘 사러 나갔을 때도 항상 주변의 모르는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거나 이런저런 일을 묻고 자기 얘기도 하고 그러셨다. 간혹 경계하거나 귀찮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럼 없이 대답하고 같이 얘기를 나누었다. 같이 산책을 나가거나 하면 할머니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그렇게 우리도 덩달아 동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우리 삶에 그런 게 왜 필요한지 나는 이제야 알겠다. 50년을 살고 나서야 이제 조금씩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물론 아무나에게는 아니다. 해방과 전쟁을 비롯한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은 할머니 만한 배포가 나에겐 아직 없다.
할머니가 내게 준 것들.

키키 무덤에 못보던 예쁜 풀이 자라났더라. 아주 큰 거미도 보았다. 이제 일을 해야지.

2021-09-2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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