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1-02-27 토

잡글 2021. 2. 27. 22:53

2021-02-27 08:41

2021-02-27 10:49 뭔가 멋있어😳 불필요하게 멋있어😂

2021-02-27 13:03 햇빛이 따뜻하고 공기도 맑은 날. 아침을 먹고 장을 보고 오는 길에 나의 두번째 커피 스팟(첫번째는 작년에 불탄 동네 절 산신각...)에서 집에서 만든 방탄커피를 마셨다. 상쾌하고 에너지가 넘쳤지만 가슴 한켠에는 어제 내게 짜증을 낸 사람과 앞으로도 계속 부딪혀야 한다는 부담이 무겁게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이젠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깨달음ㅋㅋㅋ). 지금 내가 가장 연민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내게 짜증을 냈던 그 사람이라는 것을.

어제부터 그 부담스러운 마음을 들여다보다가, 이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삼년 쯤 전의 여의도. 그 사람들은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랬을까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세상은 복잡한 조건들이 얽혀 돌아가고 그 중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짜증을 낸 사람들도 사실은 이유를 모르는 것이다. 이럴 때 내가 지켜보아야 할 것은 내 감정인데, 그건 두려움이었다. 두려움은 무지에서 온다. 누군가를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대상화할 때 두려워진다. 그가 나에게, 내가 이해할 수 없고 나는 절대 하지 않을 어떤 행동으로 해를 입힐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두려움과 혐오.

그런데 사람 사이의 일이란 게 모두 상호적이어서, 나의 두려움과 혐오는 상대에게 어떻게든 전달되고, 그것은 상대의 마음 속 복잡한 조건에 따라 (아마도) 좋지 않은 반응을 일으키고, 그것이 다시 나와 상대의 관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렇게 고통은 심화되어 간다. 거기서 고통받는 것은 나만이 아니다. 상대도, 그리고 아마 그 주변의 사람들도 고통을 받을 것이다.

애초에 나는 어째서 그 사람이 내게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했나. 나는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없다. 심지어 나는 나를 바꿀 수도 없다. 나 역시 거대하고 복잡한 세상과 삶의 조건 안에서 작동하는 생명체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그때그때의 (고통이나 기쁨을 일으키는) 상황에 반응하는 나의 방식 뿐이다. 지금까지 해온 모든 연습은 그것을 하기 위한 것 아니었나.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또 가슴이 뻥 뚫리면서 웃음이 났다. 오는 길에 동네 빵집에서 재난지원금으로 달콤한 빵 두개를 샀다. 이제 문숙님 레시피의 야채스튜를 끓여야지😊.

나도, 나에게 짜증을 낸 사람들도, 고통과 고통의 원인에서 벗어나기를. 고통 없는 삶을 아는 기쁨에서 멀어지지 않기를. 애착과, 증오와, 편견 없는 평정심에 머무르기를.
#사무량심 #붓다로살자 #밥벌이

2021-02-27 14:12 문숙님 레시피의 야채 스튜. 달콤하고 따뜻한 야채 국물에 몸도 마음도 즐거워진다. 방울이는 내가 집에 있으니까 너무 행복해한다.
#kitten_belle

2021-02-27 19:54 베란다 개장 준비

2021-02-27 20:58

2021-02-27 21:07 #kitten_belle

2021-02-27 22:53 #자급자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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