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친구에게 배우다
뉴스에서 이런 실험 이야기를 읽었다.
침팬지인가 하여간 무슨 영장류에게 모두 (맛없는 먹이인) 오이만 줄 때는 잘 받아먹다가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쪽 그룹은 (고급 먹이인) 바나나(확실치 않다)를 주니, 다른쪽 그룹이 그때까지 잘 먹던 오이를 안먹더란다.
오늘 내 마음 속에 그 오이 먹는 침팬지가 들어있었다.
하는 일이야 항상 똑같이 많고, 그중엔 항상 똑같이 잡일도 있는데, 갑자기 나만, 우리 팀만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해서는 마음이 번잡해진것이다.운동하러 가서 땀을 찔찔 흘리면서 윗몸일으키기를 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 속에 가시가 돋혀있구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불신과 나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불신이날 우울하게 했다.
운동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 회사 동료와 인력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논의를 했다.
이친구, 나이도 어린데여러 면에서 나보다 낫다.
작년 이맘때, 내가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너무도 질려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강경한 방법을 쓰려고 했을때, 이친구는 나에게 조근조근 말했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득하고 힘을 모으는 방법이 낫지 않겠냐고.
오늘 또 나는 사람 문제로 스트레스 받고 이런저런 하소연을 하고, 이 친구는 조근조근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하면서 (자기는 모르겠지만)내가잊고 있었던 것들을 - 신뢰, 팀웍, 배려 같은 것들 - 다시 일깨워주고 힘을 준다.
꼼꼼한 일처리, 사람에 대한 배려, 긍정적인 태도, 자유로운 토론 속에서 창의적인 해결법을 찾아낼 줄 아는 능력을 가진, 그리고 항상 주변을 편안한 웃음으로 채워주는 이 친구.
오랜만에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가 아니라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면 제대로 사람이 된다는 건 나이랑 별로 상관이 없는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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