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지 않는 배려
네이버 해피빈 서비스의 accessibility에 관한 김중태님의 블로그글을 보고는 속이 다 후련해하던 참에...
우연히 GS 칼텍스 사이트를 들어가보게 되었다.
번잡한 테이블 태그를 사용하지 않고 표준 <div>와 css만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사이트다.
음, 그렇지.돈좀 들였나보네? 하던 참에 오른쪽 위에 무슨 점선 같은게 보이길래(나는 브라우저 폭을 굉장히 좁게 해놓고 쓴다) 스크롤해보니 '시각장애인'이라는 메뉴가 있다.
정말 '돈좀 들여서' 시각장애인 사이트를 따로 만들었다 @.@
혹시 alt 태그는 썼을까 하고 버튼을 올려보니 아무것도 안나오네?
정말 혹시나 하고 오른쪽 마우스를 눌러보니 버튼이 플래쉬네.
과연 이 사이트에 들어온 시각장애인이 저 플래쉬 메뉴 눌러 시각장애인 사이트를 찾아갈 수 있을까?
(시각장애인들이 웹을 브라우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김중태님이 이 글에서 상세히 설명해주셨다. 코멘트 부분 참조)
나는 시각장애인이 웹을 브라우징하는 방법을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GS 칼텍스 사이트를 제작하신 분들께서 시각장애인이 저 메뉴를 누를 수 있도록 무슨 특별한 장치를 해놓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는 alt 태그를 쓰지 않아도, 메뉴를플래쉬로 만들어도시각장애인들이 버튼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 나왔는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웹사이트 만들면서 시각장애인용 사이트를 따로 만드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돈지랄 소용없는 일 같아.
텍스트 이쁘게 보이려고 쓸데없이 이미지로 만들고, 바쁘답시고 메뉴나 버튼에 alt 태그 다 생략해버리고, 멋져보일려고 여기저기 플래쉬 넣고, 그러지만 않으면 시각장애인도 어떤 웹사이트든 제대로 '볼' 수가 있다.
다시 말하면, 사이트를 만들때 조금만 신경을 쓰면, 따로 시각장애인용 사이트가 필요없다는 얘기다.
이전에다국적 소비재 기업인 P&G의 한국 웹사이트를 리뉴얼할 때, P&G 글로벌 측에서 준 가이드라인 중에<A HREF="#content"> 태그를 꼭 넣으라는요구사항이 있었다.
저 태그는 '컨텐트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라는 뜻으로, 시각장애인들에게 페이지를 '읽어주는' 기계가 페이지의헤더(로고타입과 메뉴 등등이 있는 부분)를 일일이 다 읽지 않고 내용 부분부터 바로 읽어줄 수 있도록 해주는 태그라고 했다.
나 그거 보고 쪼금 감동했었다.
적어도 생색내지 않는 배려. 아무리 눈에 안보여도 기본을 지키는 자세. 그런 것.
그런 걸 바란다. 나와 당신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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