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단계의 불협화음
두달간의 무급휴가를 냈다. 이번주까지만 회사에 나오기로 했고, 프로젝트는 마무리 단계다.
이 회사에 들어온지 4년이 되어간다. 중간중간에 짧은 휴가는 물론 있었지만, 4년을 쉬지않고 한 회사에 계속 다녔다는 건 나로써는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 엄마는 내가 어려서부터 너는 회사같은데 못다닐 체질이니 혼자 일하는 직업을 택하는게 좋을 거라고 하셨다 -_-).
물론 내가 이 회사에 가지고 있는 애정 역시 참으로 각별하다. 그건 단순히 연봉 외에도 많은 의미 - 이를테면 분위기에서부터 동료들, 고용주의 가치관, 근무환경, 이 회사에서의 나의 성장 가능성 등등 - 에서 나와 잘 맞는 회사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이곳에서 나는 대단한 재능과 열정을 가진 동료들을 많이 만났고, 많은 걸 배웠고,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젠 조금 쉬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침 큰 프로젝트 하나를 마치는 시기이고, 깔끔하게 프로젝트를 마치고 가려고 미리미리 서둘렀다.
(음... 글이 왜이렇게 거창해졌지? -_-;;)
그러나...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홀가분하게 여행 떠나겠다는 나의 생각은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에 의해 불투명해져가고 있다.
무책임한 사람들이 싫다.
일에 대한 애정없이, 그냥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한심하다.
더 열받는건,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애정과 욕심을 가지고 열심히 열심히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단지 몇사람의 무책임과 게으름으로 망칠 수 있다는 사실.
(어젠 정말 혈압올라 쓰러지는 줄 알았다... -_-;)
사람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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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지하철에서 이 글을 썼다. 우울했다...
지하철에서 내려 택시를 탔다.
새차는 아니었지만 차 안에서 코코넛 향기가 나고, 라디오에서는 국악이 흘러나오고 햇살이 쨍 비쳐들었다.
그래. 그저 최선을 다하자.
내가 할 수 있는데까지 하자...
(하지만 다신 그들과 일하게 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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