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골동품 가게에서 너무너무 예쁜 의자를 보다.



여긴 직각으로 된 길이 별로 없다 -_-;
골목길에 걸쳐있는 뾰족이 집.

지난번 휘발성고양이님의 블로그에서 본 박우혁씨의 개인전이 오늘 마지막날이었다. 전시회 같은 것을 볼때나 강북에 가게 되는데, 갈때마다 가끔 `서울도 꽤 아름다운 도시야...`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특히 삼청동 길은 정말 오랫만에 다시 가보았는데 참 좋다. 점심때가 되어 길거리의 음식점에 사람들이 몰리고 차들이 빵빵거릴 때는 약간 짜증이 났지만...

약도를 제대로 못보고 나와서 전시회하는 곳을 찾지 못했다. 포기하고 삼청 공원을 산책하고 내려와 `서울에서 두번째로 잘하는 집`에서 십전대보탕과 단팥죽을 먹었다. 우~~ 행복해진 배를 두들기며 조금 더 내려오니, 오른쪽에 FACTORY라고 쓰인 작은 공간이 보였다. 혹시나 하고 포스터를 보니 바로 여기.

이 전시회는 박우혁씨가 스위스에 유학하며 머문 2년의 시간을 기록한 타이포그래피 일기.
흑백의 명료한 점과 선, 혹은 기호의 집합에서 낯선 곳에서의 긴장, 슬픔, 행복, 애정, 그런 갖가지 느낌들이 울려오는 것이 묘하다(사실 순서대로 죽 보다보니 나중엔 그림보다 글이 먼저 들어왔지만).

유럽 여러 도시들의 다양한 느낌을 표현한 아트웍도 몇점 있었다. 인상적이다. 같고도 다른 그 많은 대륙의 도시들. 그 독특한 느낌과 생김과 냄새들을 상상하며 코를 킁킁거렸다.

여행이 이제 한달도 남지 않았다. 이번 여행의 출발지가 바로 스위스. 아직 취리히 이외의 도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나라에서 일주일 넘게 머물 생각이다. 박우혁씨의 작품들에서 맡은 스위스 냄새는... 조금 차갑지만 매력적이다. 음...박우혁씨의 홈페이지를보다보니더 자세한 이야기들이 나와있다. 내비게이션이 너무 어려워서 이전엔 찾지 못했던듯 ㅠ.ㅠ;
어쨌거나 여행가기 전 하나하나 읽어봐야지.

아참, 전시회 보면서 뭔가 어렴풋이 연상되는 것이 있어서 뭘까 하다가 창가에 놓인 오리지널 아트웍을 모은 파일북을 보고서야 기억이 났다. 학교 다닐때 스위스에서 공부를 하고 오신 교수님이 한분 계셨는데, 그분이 우리를 가르치던 방식, 컨셉을 끌어내고 아트웍을 만들거나 조합하는 방식 등과 박우혁씨가 스위스에서 해낸 작업물이 어딘가 비슷하다고 느꼈던 것. 아마 같은 학교가 아닐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전시장을 나왔다.

전시공간 한 구석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약간 소심하게 생긴 청년이 박우혁씨였는지 잘 모르겠어서 인사를 할까 하다가 그냥 방명록에 글만 쓰고 나왔다(혹시 박우혁씨세요? 하고 물어볼때의 그런 뻘쭘함이란...우우~ 싫어싫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