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나무처럼

잡글.blarr 2003. 8. 8. 15:28

거짓말 하는건 싫다.
의도적으로속이는 것, ~한 체 하는 것, 자기 마음을 속이는 것, 모두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일들이다.
조금 평화로워졌던 마음이 어제밤 전화 한통을 받고서 마구 소용돌이쳤다. 화가나고 목소리는 커져서 나쁜 말들을 마구 해댔다. 전화를 끊고 나서 자리에 누워 숨을 크게 쉬면서 생각했다.

나는 나무다. 나는 나무인데, 지금은 비바람을 맞고 있을 뿐이다...

나는 자제하거나 부단히 노력하거나 계획을 세워 차근히 실천하는 일들을 잘 하지 못한다. 원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언젠가오래전에, 그런게 다소용 없다는 생각이 든 후로 아무 자제도, 노력도, 계획도 하지 않고 살았온 것 같다. 습관이란 무섭다. 그런 세월들이 쌓여 이제는 뭔가를 하려고 해도 마음이 자꾸 흐트러진다.

이 나무는 춘천에 갔을때 찍어온 것인데, 정말 예쁘게 자랐다. 아무 모자람이나 질곡 없이 튼튼하고 반듯하게 자란 그런 사람과 같다고 할까. 가끔 이런 나무들을 보면서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나무 주변을 살펴본다. 곱게 자랄만한 물과 공간이 있어 보인다.오랜 세월 크게 자란 나무들의 뿌리 밑에는 또 그만한 물이 흐르고 있을 것이다.

나도 이 나무처럼 아름다운 대칭을 이루면서 둥그렇게 곱게 자라고 싶다. 아무도 가지를 다듬어주지 않아도, 뭐가 좀 모자라도, 상처가 좀 나더라도 스스로 보듬고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가지를 뻗어서, 아주 나중에는 보는 사람들에게 평화로운 마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젠 너무 많이 와버린 건 아닐까? 너무 늦은게 아니라면 좋겠다.

심호흡을 하면서 나무를 생각하는 저 명상법은, 나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 내 마음이 많이 망가지지 않도록 하라고 가르쳐준 명상법인데, 많이 화가 났을때(전에도 말했지만 대개 남자친구 때문이다 -_-)는 도대체 잘 되지가 않았었다. 하지만 어제는 효과가 있었고, 처음으로 내가 내 마음을 제어할 수 있었다는게 기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잠이 들 수 있었다. (너무 편히 잤나.. 아침에 지각을...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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