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3-01-02 16:58

2023-01-02 23:00 D+21
수술한지 3주. 오늘부터 새벽 요가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어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새벽에 일어났다가 다시 잠들어서 다른 날보다 더 늦게 일어났다. 집에만 있었던 날은 밤에 열감 때문에 깨는 경우가 더 많고 깊이 잠들기가 힘든 듯. 단순히 얼마를 걸었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바깥 공기를 마시고 햇빛을 쐬는 일이 숙면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해가 있을 때 나가서 6km가 넘게 걸었다.

저녁에는 barre를 40분 정도 해봤다. 발레는 다리를 많이 쓰니까 복부와 상관 없을 것 같지만 다리를 들어올리려면 하복부의 근육을 아주 많이 써야 하고 또 동작에 따라서는 꽤나 빨리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grands battements 같은 거) 오히려 요가 보다 위험한 것 같다. 배꼽 상처는 이제 87% 정도 나은 듯. 어지간한 후굴(…이 아니라 뒤로 젖히는 동작을 발레에선 뭐라고 하나요?🥹)은 별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평소의 70% 정도만 젖혔다. 복근을 조금만 쓰고 다리 근육만으로 하려니 땀이 줄줄 나고 엄청 힘들다(* barre도 무리였던 듯. 다음날 아침에 또 빨간 피 나옴 ㅜㅜ).

아직도 출혈의 흔적이 남아서 핑크색 분비물이 조금씩 나오는데 뭔가 시큼하고 소독약 냄새 같은 냄새가 난다. 그리고 오래 걸으면 허리가 조금씩 아파온다. 혹시 배속에서 염증이 생긴 것은 아닐까. 내일모레 외래 진료 가서 물어봐야지. 그 외에는 수술 전보다 오히려 몸이 가볍게 느껴지고 전체적인 에너지 레벨도 높다. 십년 쯤 늙었던 얼굴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체중은 평소보다 1.5kg 정도 줄었는데 아무리 먹어도 올라가질 않고 있다. 살을 가르는 수술 후에는 몸이 잘린 부위를 회복하는 데 꽤나 많은 에너지를 쓰는 듯. 유방암 수술 후에는 이 상태가 1년 정도 갔는데 이번엔 좀 덜 침습적인 수술이니까 그보다 짧지 않을까 생각한다.

#warmbody #rrso #중년일기_y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