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2-12-04 14:32 얼마 전부터 오른쪽 등, 능형근(rhomboid major)이 누군가 계속 잡아당기는 것처럼 아팠다. 요가를 한 다음날이면 더 아파서 요가할 때 자세가 잘못됐나, 요가가 나한테 안맞나(그러기엔 이미 3년이나 해왔;;)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기운이 좋길래 intermediate series까지 하고 개운한 상태로 자려고 누웠는데 새벽에 심한 통증에 잠이 깼다. 눕기만 하면 뭔가가 견갑골을 세게 잡아당기는 것처럼 등 뿐만 아니라 목과 팔, 손끝까지 저렸고, 허리도 끊어지는 것처럼 아프고 다리도 저렸다. 도저히 잠을 더 잘 수가 없었다. 추워서 그런가 하고 이불을 바꾸고, 베개가 안맞나 하고 베개를 바꿔봐도 똑같았다. 새벽 네시까지 뒤척이다가 마침 노땡이 집에 없어서 노땡 방에 가서 누웠는데, 눕자마자 푹 잠이 들어서 아침까지 꿀잠을 잤다. 자고 일어나니까 개운하고 아무 데도 안아팠다.

매트가 문제였다.
8월 초 루시가 떠나기 전 여기저기 피오줌을 싸놓아서 매트리스를 버리고 집에 있던 등반용 매트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커다랗고 두꺼운 수면용 매트리스는 이사할 때도 부담스럽고 고양이들이 토하거나 오줌을 싸면 처치곤란이라 다시 사고 싶지 않았다. 등반용 자충 매트(펴놓으면 발포 폼 사이에 저절로 공기가 차서 푹신해지는 매트)는 가볍고 바람을 빼면 접을 수 있어서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잘 수도 있고 부담이 없었다. 원래 있던 매트는 작은 사이즈라서 같은 브랜드(Alps Mountaineering)의 XL 사이즈를 직구로 구매했다.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제품 설명엔 없었는데, 무게를 줄이기 위해 매트 중간 부분(거의 2/3 면적)이 듬성듬성 공기로 채워진 제품이었다. 며칠 쓰고 나서 아침에 허리가 아파서 보니까 등과 허리 부분의 공기가 다 빠져 있었다. 발암물질 논란도 있고 해서 굳이 미국 제품을 직구로 산 탓에(어차피 made in china…) 반품도 어렵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한 구석에 치워두고 원래 있던 매트를 다시 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침에 일어나면 몸 여기저기가 개운하지 않았다.

공기로 충전되는 방식의 매트들은 등이나 엉덩이, 어깨 같이 몸의 튀어나온 부위가 일반 침대용 매트리스보다 더 심하게 꺼지게 되는데, 그러면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고, 이 자세로 오랜 시간을 매일 반복적으로 있게 되면서 몸이 더이상 견디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에어매트(튜브처럼 빈 공간에 공기만 들어있는 매트) 보다 자충매트가 조금 낫긴 하지만 장기간 쓰게 되면 안좋기는 마찬가지인 듯. 그리고 운동을 한 날은 몸이 덥고 유연하게 늘어난 상태인데 이런 날 에어매트나 자충매트 위에서 자게 되면 근육이나 인대가 더 늘어나게 되고, 다음날 더 아팠던 게 아닐까.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등이 아팠던 게 9월 초부터, 그러니까 자충매트에서 잔 지 한달쯤 지나면서부터였다. 한쪽 등은 늘어나는 것처럼 아프고 한쪽 어깨는 점점 유연성이 떨어져갔는데, 나이가 들고, 날씨가 추워지고, 너무 앉아서 일만 해서 그런가 하고 있었다. 물론 나이가 젊었다면 오늘 새벽 같은 상황이 되기까지 좀더 오래 걸렸을 것이다.

잠자리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어왔는데 이제야 실감을 하네.
그래서,
어디 가볍고 돌돌 말 수 있고 그러면서도 탄탄하고 몸을 잘 받쳐줘서 꿀잠을 잘 수 있는;; 그런 매트리스 없나요 있으면 추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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