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주식캔과 생식

2020-04-03 13:40 루시 당뇨 때문에 이것저것 공부하다가 사료보다 주식캔을 주는 게 혈당 관리에 유리하다는 얘기를 듣고 주식캔을 이것저것 사서 먹여보니 정말 그렇더라. 사료는 사람이 과자 먹는 것처럼 조금만 먹어도 혈당이 확 올라가고 또 배고파하고 그러는데, 주식캔은 수분이 많이 들어 그런지 천천히 오래 먹고 포만감도 오래 느끼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혈당이 천천히 오른다는 것.

그러다가 또 다른 당뇨 고양이 집사 글에서 생식을 먹이고 당뇨가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그 집사가 추천한 ‘정글키친’이란 곳에서 샘플을 주문해 먹여보았다. 주식캔과 1:9 일주일, 3:7 일주일, 7:3 일주일, 이런 식으로 비율을 늘려서 먹이는 건데, 일단 요즘 제한급식을 해서인지 주는 대로 다 잘먹더라(지금은 3:7 기간).

배송도 빠르고(이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고양이 밥 떨어졌는데 깜빡 잊고 주문 안해서 발 동동 굴러본 사람만 안다😭), 납작한 모양의 파우치에 한번 급여량에 적절하게 포장되어 있어서 냉동실에서 꺼내 금방 녹일 수 있고 편하게 먹일 수 있다. 브로슈어나 웹사이트에 나오는 안내도 적절하다. 다만 일회용 아이스팩이나 드라이아이스, 아이스박스가 많이 나오는데 아이스박스는 재활용한다 해도 아이스팩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안내를 해주면 좋았을 듯.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도 그렇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부모의 입장이나 마음이라는 건 아님ㅋㅋㅋ) 2004년 방울이 키키와 살기 시작했을 때도 이 녀석들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었다. 바쁜 일상에도 정말 최선을 다했다. 어렸을 때는 닭가슴살을 사다 잘게 잘라서 생식을 시켰는데 그래서인지 방울이 키키는 덩치가 엄청나게 자랐다. 몸무게도 많이 나갔지만 뼈대도 크고 굵다. 지금은 둘다 살이 많이 빠졌다. 그땐 영양의 균형이 잡힌 생식을 시키는 게 너무 어려웠는데... 지금은 이렇게 편하고 좋아졌다. 정보도 많고.
고맙다 인류여😊.
#shopping
* 신장이 안좋은 노묘에게 단백질과 인 함량이 높은 생식이나 캔은 위험할 수 있다고. 이 글 참고 ▶
* 2020년 9월 13일 4묘 모두 생식 끊음. 이 글 참고 ▶

2020-04-10 18:20 당분간은 생식에 캔을 섞어먹여야 해서 고양이 주식캔을 이것저것 주문하고 있다. 수많은 주식캔의 성분을 하나하나 뒤져서 방부제나 화학 첨가제는 물론이고 곡물(감자, 옥수수, 쌀, 밀, 밀 글루텐 포함), 점도증진제(구아검, 카라기난 등)도 사용하지 않은 것들을 고르려고 애쓰고 있다.

미국의 내추럴발란스(1900원/85g)에는 카라기난이 들어있는데 병원에서 추천하신 제품이고 애들이 잘먹어서 다시 두개를 주문했고, 캐나다산 보레알(3200원/156g)과 미국산 로투스(3190원/78g)는 콩이나 완두콩이 들어있다. 역시 미국산인 오쥬바이로즈(4000원/69g)에는 타피오카 전분이 들어있다. 재료비를 낮추는 것 외에 콩이나 타피오카 전분이 꼭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있나 싶은데 일단 유해하다는 얘기는 없어서 골랐다. 지위픽이나 뉴질랜드산 K9 (3400원/85g)과 이탈리아산 알파스피릿(3400원/85g)은 꺼림칙한 성분이 없다. 괜찮다. 그리고 비싸다.

고양이들이 잘 먹어주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 이전에 주문했던 (비싸고) 믿을 만한 성분의 지위픽 캔들은 루시 외의 네마리 고양이가 다 고개를 돌려서ㅜㅜ 이번에는 주문하지 않았다(나중엔 또 다들 잘먹어서;; 다시 주문함. 2020년 6월 현재 지위픽 치킨과 고등어, 소고기만 먹이고 있음).

* 아 그리고 택배로 받은 캔 포장 박스와 비닐은 바로 분리수거함에 넣고 캔은 따뜻한 흐르는 물에 하나하나 비누로 씻어서 말리는데, 종이 라벨인 것들은 흐물흐물 떨어진닼ㅋㅋㅋㅋ. 코로나 좀 빨리 끝났으면.

2020-04-14 21:16 루시 당뇨에 좋을까 하고 정글키친 생식을 3주 동안 주식캔과 섞어서 조금씩 양을 늘려왔는데 드디어 오늘 생식만 먹이는 날. 루시와 지지는 원래 잘먹었고, 그동안 몇입 안먹고 남기던 키키와 버디까지 모두 잘먹는다. 생식이 싫은 게 아니라 캔이 싫은 거였구나.

정글키친의 ‘자주 묻는 질문’에 보면 고양이는 원래 생고기를 소화하고 박테리아를 중화해주는 강한 산성(ph 1~2)의 위장을 가지고 있는데, 사료 내의 탄수화물+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면 ph 4까지 올라간다고. 이렇게 되면 소화가 느려지고 박테리아와 세균을 죽이지 못하게 되어 생식을 주었을 때 제대로 소화를 못 시키고 토하거나 소화기관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단다(지난번에 생식 주고 바로 사료도 줬는데 그래서 토했나... 미안해ㅜㅜ). 생식과 사료를 병행하려면 같이 주지 말고 시간을 두고 따로 주라고. 그리고 사료를 먹이면 소변도 알칼리성으로 변화한다고 한다. 게다가...

‘위장의 산성은 음식이 소장에 도달했을 때 췌장과 간을 조절해주는 가장 중요한 제어 요소입니다. 원래 고양이 위장 산성인 ph 2 이하일때 세크레틴과 콜레키스토키닌이라는 두가지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으면 췌장액과 담즙이 분비되지 않아 소화가 어렵게 됩니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꾸준히 먹이면 우리 루시 췌장 좀 나아지려나!라면서
...
얼마전 주문한 생식이 다 떨어져서 다시 주문하려고 한달 쯤 먹일 양을 계산했다...
루시 지지는 이제 쭉 생식만 먹여도 될 것 같고 키키랑 버디는 조금씩만 먹고 방울이는 아예 안먹으니까 하루에 두끼씩 적어도 4-5개는 먹어야 하고... 그러면 한달에 120-150개를 먹을 텐데... 하면서 한달치 좀 안되게 장바구니에 담고 나니... 20만원;;;
하아아아아.
올해는 돈도 시간도 많이 아껴야겠구나.

인슐린 횟수 조절

2020-04-08 10:35 일단 하루에 두번 주던 인슐린을 한번만 주기로 했고(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추가하겠음), 그게 밤이 되어야 할지 아침이 되어야 할지 노땡과 둘이 고민이 많았는데 밤으로 결론(이 과정에서 좀 다툼ㅋㅋㅋㅋ #육묘다튬 ).

오후 7시에 저녁을 주고 두시간 후인 밤 9시에 인슐린을 주면 서너시간 후인 밤 12시~1시 사이에 인슐린이 작동을 시작하고 밥이 소화가 되면서 당도 같이 높아진다. 인슐린은 일정하게 작용하는데 자는 동안은 에너지를 쓰지 않으니 새벽 2-3시 쯤 혈당은 정점을 찍었다가 소화가 다 되는 아침에 다시 낮아질 것이다. 아침밥을 먹으면 다시 높아지고, 오후 2-3시에 가장 높겠지만 낮에는 활동량이 있으니 새벽 2-3시 만큼 높지는 않을 것이다. 오후 3시 이후에는 당과 인슐린이 같이 내려가므로 문제 없다. 7시가 되면 다시 저녁을 주고, 9시에 인슐린 주고. 이렇게 24시간의 싸이클.

목표는 혈당을 하루종일 가능하면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인데, 아침 식전에 낮아지는 건 하루 두끼를 먹는 동물들에겐 당연한 것이고, 오후와 새벽에 높아지는 건 글쎄... 얼마나 높아지는지 앞으로 지켜봐야 알 것 같은데 그럴려면 내가 새벽에 깨서 혈당을 재야;;;

* 하아아 회의 갔다와서 오후 7시에 밥주고 혈당 재니 390까지 올라가 있다. 놀라서 9시까지 안기다리고 바로 인슐린 줌. 나가기 전에 배고플까봐 사료를 10g 정도 줬는데 먹고 바로 잤구나 루시ㅜㅜ.

예상일 뿐이었다;;;

2020-04-12 12:30 일요일 아침마다 5묘+나의 체중과 혈당을 잰다. 오늘도 다들 정상. 아침에 루시는 49로 또 저혈당이 왔고 아침 먹은 후 4시간이 지난 지금은 130으로 괜찮다. 어제 민트동물병원 원장님 말씀 듣고 인슐린을 0.025 --> 0.03으로 좀더 올릴까 했는데 어제 아침, 오늘 아침 모두 저혈당이라 올리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활동 중인 낮보다 자고 있는 밤에 저혈당이 오는 게 그나마 낫지 않을까 하고 저녁에만 인슐린을 주기로 했는데 잘못 생각한 듯. 이 기사에 보니까 야간 저혈당이 더 위험하다고ㅜㅜ. 혈당 30 이하면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가 되는데 잠들어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알아차리지 못해 더 위험하다는 것. 생각해보니 낮에도 고양이들은 어차피 대부분 잠을 자고, 혹시 무슨 일이 있어서 낮에는 내가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다. 오늘 식사량을 약간 줄이고 저녁에 인슐린을 건너뛴 후 내일부터 아침에 줘야겠다.

* 2020년 5월 10일 인슐린 투여 회수를 하루 2회로 다시 늘렸다. 이 글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