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키키가 팔목이나 목에 얼굴을 부빌 때마다 피부가가렵고 빨갛게 부어오를 때부터 짐작은 했으나, 오늘 테스트 결과'고양이알러지'라는 정식 진단을 받았다. 키운지2년쯤 되면서부터 비염과 기관지염, 각막염이 한꺼번에 발병했기 때문에 고양이 알러지가 아닌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나, 팔뚝에 13가지 알러지 유발 물질을 올려놓는 저 알러지 테스트에서는 올려놓고 5분도 되지 않아 두 곳에서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려운 반응이 나타났다.
결과는 명확한 '고양이나 강아지 털 알러지'라는 것. 그 외의 다른 물질들에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저 진단을 받고 나오는데 참... 불치병으로 사망 선고라도 받은 것처럼 마음이 착잡했다. 의사 말로는 '고양이만없으면 다 해결됩니다'라고 하나... 그건 옵션이 아니다.

아기 고양이 때부터 커가는 모습, 재롱떠는 모습 지켜보며 귀여워하고 즐거워하고 '행복하고 건강하기만 해라...'라고 되뇌였는데, 아플땐 '걱정마, 내가 평생 옆에서 지켜줄께'라고 몇번이나 약속했는데,어떻게 그렇게 쉽게배신하나.어떻게 그렇게 약속을 쉽게 뒤집나. 그것도 고양이한테.
그럴 순 없다. 그러면 안될 것 같다. 고양이가 사람한테 그러면 몰라도(사실 고양이들은 그럴 것 같다. '이봐 사람, 넌 이제 필요없으니 없어져 줘' 라고), 사람이 고양이한테 그러면 안되지 않나.의리없이.

그런 마당에 아주 쉽게 '그럼 고양이를 치우면 되쟎아'라는 이야기들을 듣는 것은 마음이 불편하다. 아주 불편하다.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같이 살아보자, 하고는 돌아와서 웹을 막 뒤졌다.

고양이 알러지는 털이 아니라 고양이의 침, 배설물, 비듬 때문에 발생하며, 이것이 묻은 털 등이 눈에 들어가면 각막염, 코로 들어가면 비염, 비염 때문에 코에서 제대로 걸러주지 못하면 기관지염이 되고 피부에 묻어 아토피를 일으킨다고 한다. 키운지 2년쯤 되어서야발병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내가입양을 할 당시 몰랐던 것이 당연하다. 알러지라는 것, 유전적인 원인도 있으나, 전혀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언제생길지 모른다는 것이다.

면역 치료법이라는 것이있다는데,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하고,완치까지 3년이 넘게 걸리고, '치명적 전신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한다. 게다가 주사약을 영국에서 수입해와야 하기 때문에좀... 비싸다나...

그렇지 않을 경우엔 그때그때 알러지를 완화시켜주는 약을 먹거나 바르거나 뿌리면서 살아가면 된다. 다행히도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증세가 악화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물론 전염되는 것도 아니고.
어쨌거나 의학이 더 발달하거나(빨리좀 연구해라) 저 면역 치료를 받고 완치되기 전까진 이놈들을 자주 목욕시키고, 잘때는 따로 자야하고, 키키와 방울이를 만진 후엔 꼭 손을 씻어야 하고 -_-; 그렇게 부지런을 떨어주셔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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