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천사를 만나다

고양이.cats 2006. 10. 19. 20:46

작년에 만난 이 삼색이 녀석, 살아있었다.
얼마전 윤수와 집 아래 놀이터에서 캔맥주를 까고 있는데 어슬렁거리며 나타나 아는 척을 했다.
그뿐인가, 덩치는 방울이 키키 반만한 녀석이 벌써 예쁜 노랑둥이 한마리랑, 턱시도 두마리 새끼를 낳아 거느리고 있었고, 그 옆엔 얼굴 크고 무섭게 생긴 노랑둥이 아빠도 있고, 도합 다섯 마리가 놀이터 주변에서 재밌게 놀고 있었다.
어찌나 반가운지.
살아있어서 어찌나 고마운지.

근데 녀석 작년에 봤을땐 털도 까칠하고 바싹 말라있던 것이, 털도 제법 부드러워지고 목에는 목걸이까지 걸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엊그제는 덤불 아래 사료가 든 밥그릇이 있는 것도 봤다.
누군가 돌봐주고 있는게 분명했다.

좀전에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또 맥주를 사러 나갔는데 이녀석들이 지나가는 날 보고 양양거리며 밥을 달랜다.
크래미를 두개나 사갖고 그녀석들 있는데로 뛰어가는데,
거기,
천사가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었다...

천사가 고양이들을 돌봐주고 있었다. 동네 고양이들 사정을 다 꿰뚫고 있었다.
천사 언니가 고양이들이 밥 굶을까봐 항상 걱정하고 있었다.

천사 언니와 인사를 하고 고양이들한테 크래미를 주고 이런저런 고양이 얘기로 수다를 떨고 들어왔다.
삼색이 녀석 또 새끼를 낳았댄다.
천사 언니랑 불임 수술 비용을 같이 부담하기로 하고 작별인사를 하고 들어왔다.

세상엔 분명 천사가 있다. 아주 예쁜 천사 언니들이 있다.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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