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이 키키란 놈은최고의 지랄쟁이 고양이.
생긴 걸 보면 벌써 감이 온다.
대부분 고양이의 덕목으로 치는 조용함이나 체면, 우아함 따위는 그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심심하면막무가내로 머리를 들이밀며 쓰다듬어 달라고 협박하고
졸리면 잘 다듬어 개어놓은 이불 밑에 들어가 앉아불러도 들은 척을 안한다. 귀찮다 이거지.
좀 기분이 좋을라 치면쌍방울(비록 지금은 껍데기 뿐이지만)을 흔들고 탈탈거리며 여기저기 동네 참견을 하러 다니고,
배가 고프면 밥을 내놓을 때까지끊임없이쫓아다니며 방바닥에 얼굴이 뭉개지도록 굴러 귀여운 척을 해준다.
먹고나면 쌩깐다.

내가 밥을 준비하다 보면 꼭 키키와 방울이가 옆에서 싸우고 있다.
왜 그런고 하고 밥을 준비하면서 살살 곁눈질로 살펴보았다.
일단 냉장고 문을 여는 순간부터 키키의 냐아옹 소리가 시작된다.
"빨리 줘~ 배고파~ 그거 싱싱하긴 한거야? 자, 자르고! 데우고! 멸치가루도 좀 뿌리라고! 자자, 음~ 냄새가 좋아요~ 신나~ 유후~"
씽크대 위로 뛰어올랐다가 나한테 혼나고 다시 발치에서 냥냥거리면서 맴도는데,그 재랄이 보통이 아니다.

보다못한 방울이 형이 쫓아가서 앞발로 머리를 한대 때리니, 그때부터 싸움이 시작되는 것.
그렇지만 밥그릇 두개를 들고 "자~ 다됐다, 이리와~" 하면 언제 싸웠냐는 듯이 "냐아옹~" 하면서 신나게 달려온다.

간만에 점잖은 포즈 좀 잡아줬다.
몸무게는 둘이 똑같이 7.5킬로지만(아니 도대체 뭘 먹였다고 이렇게 몸무게가 계속 느는 것이냐), 방울이가 퍽 퍼진데 비해 키키는 완전 근육질이다.평소에 틈틈이 아나콘다 인형에 대고 꾹꾹이를 하면서 체력을 단련한 덕분이다.

청소기를 돌리다 보면 저러고 있다.
얍실하지만 겁이 많은 키키군.
가끔은 느무 느끼하고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곤 하는데 그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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