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펜슬 출시와 파란 포토 사이트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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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새운 후 아직 일이 좀 남아서 불안해하는(듯한... -_-) 개발자들, 그리고 점점 하복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중년의 중후함을 강하게 풍겨나가시는 우리의PM 김 모 과장님과 오랫만에 삼겹살과 맥주로 저녁을 간단히 먹고, 집으로 돌아와 이틀에 걸쳐 쌓인 끈적끈적한 장마의 습기와 피로를 씻어내고는, 맥주 캔을 앞에 두고 앉았다.
그러니까 몇달이냐... 작년 11월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두개가 오늘 모두 끝났다. 사실 하나는 불완전하게 오픈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장장 9개월(중간에 나의 2개월간의 무급 휴가가 있었다)간의 길고도 긴 프로젝트였다.
하나는 하이텔(현재의 파란)에 붙은 포토 서비스.
photo.paran.com으로 오늘 오픈했다.
또하나는 포토 브라우징과 편집, 그리고 파란 포토 서비스에 사진을 올리고 인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어플리케이션인 '포토펜슬'이다(이 어플리케이션은 파란 포토 내의 웹페이지 http://photo.paran.com/etc/photopencil.html에서 설치할 수 있다.)
사실 이 두개는 하나의 프로젝트 명으로 묶여있었지만 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엄연한 두개의 프로젝트였다.
지난번 엑스파이더 어플리케이션을 디자인하면서 다졌던(?) 어플리케이션 UI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포토펜슬은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모두 맡았다.
처음부터 욕심을 많이 냈었고, 진행하면서 기술적인 문제, 환경적인 제약 때문에 처음의 욕심들을 하나하나 버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게다가 포토펜슬 릴리즈 한달쯤 전(그러니까 내가 여행갔다 온 직후에) 네이버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포토데스크 V.3이 처음에 내가 포토펜슬에서 욕심냈던 그런 UI와 기능들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속이 많이 쓰렸었다.
하지만 기획겸 디자인 1명, 개발 1명이라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나온 어플리케이션이다. 그리고 화려한 UI 때문에 포토펜슬의 몇배로 용량이 무거워져버린 포토데스크를 보면서 나는 그런 아쉬움을 약간은 접었다.
(버전 2를 기약해야지...)
프로젝트 초입 단계에서 국내와 국외의 많은 어플리케이션 벤치마킹을 거쳤는데, 사실 프로젝트 시작할 때만 해도 포토 어플리케이션들은 조금은 희한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기능에 너무 욕심을 내어서 UI가 어려워진 경우(사용자의 고된 학습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예쁘지만 정작 내게(나와 같은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기능 몇개는 빠진 경우. 이렇게 양분화가 되어있었던 것.
그 수많은 어플리케이션들을 써보고 난 후 나는, 내가 쓰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작정했다.
포토샵질로 먹고사는 나같은 사람도 간단한 사진 편집을 할땐 사실 포토샵 열기 싫어한다. 포토펜슬은 그런 입장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작지만 꼭 있어야 할 기능들은 모두 갖춘(사실 편집 기능은 포토데스크보다 막강하다) 그런 편집기, 많은 사진들을 한꺼번에 간단하게 회전하고 리사이즈하고 글자나 액자도 한꺼번에 넣는 등 편집해서 인화하거나 블로그에 올리거나 할때 정말 쉽고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그런 툴을 만들자고 생각한 것이다.
결과는... 80% 정도는 만족이다.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용도와 기준에 의한 평가 -_-)
이젠 여행 사진 중 세로 사진만 따로 골라서 한꺼번에 회전하고, 한꺼번에 리사이즈하고, 골라서 플래쉬에 붙이고... 슬라이드쇼를 걸어놓고 흐뭇해하며 감상할 수도 있게 됐다. 물론 인화도...
게다가 내가 하나하나 점찍어가며 만든 아이콘과 컬러들, 물론 내눈에는 무지 이뻐보인다. 흐흐흐...
(내가 한거 내가 이쁘다는데 누가 뭐랠거냐. 캬캬캬)
작업 내내 열정적으로 같이 고민하고, 내가 웹사이트쪽 일하느라 놓친 부분들을(디자인까지!) 알아서 척척 해내 준 프로그래머 eric, 많이많이 고맙다. 난 이런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정말 즐겁다.
(피곤한데 맥주를 마셔서 그런지 혼자 이렇게 흐뭇해한다 -_-)
그에 비하면 파란 포토 사이트는... 조금은 힘들었다. 처음엔 디자인만 했지만, 기획자가 중간에 빠져서 후반부 미진한 부분들의 기획과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코딩 수정과 인화 패키지 디자인까지 혼자 하느라고... 여행 갔다와서 회사 복귀한 후 지금까지 한달 반 동안은 거의 매일 야근을 해야만 했다. 게다가 늘어지는 개발 일정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이해 부족, 일하는 스타일의 차이는 조금은 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다.
어쨌거나, 끝났다.
숨쉴 틈도 없이 다음주부터 다른 일이 맡겨질 테지만, 사실 나는 일이 많다는 것에 별로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이 이야기는 '닐쓰'님의 블로그인가 churk의 블로그에서... ^^).
그치만 인생의 99%를 모니터 앞에 앉아 자라목을 하고 보내는 오타쿠 비슷한 것이 되지 않기 위해, 다음 일의 초 긴급 데드라인이 닥쳐올 때까지는 미친듯 놀아줄 예정.
아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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