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4-11-01 19:12 지난 몇년 간 파고들었던 ‘죽음’에 대한 물음이 겨우 그 끝에 이르렀다고 생각했을 때 다가온 다음 물음이 ‘사랑’이었다. 이 모든 것이, 이 모든 조우와 느낌과 감정과 헌신과 이별이 대체 무슨 의미일까. 사람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도, 그냥 너만의 의미를 찾으라고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라고도 하는데, 어째서 내 안에서는 하나의 물음 이후에 또 다른 물음이 이렇게 꼬리를 물고 끝없이 생겨나는 것일까. 그러다가 나는 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을 읽게 되었고, 이틀 동안 아무 데도 가지 않고 다 읽었다. 마음 속에 수많은 장면과 이야기가 끓어넘쳐 시원하고도 답답하다.  #books #한강 #작별하지않는다

내 곁에도 이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았을까. 있었는데 내가 몰랐을까. 나는 오로지 나, 내 몸, 내 고통과 내 삶 같은 ‘내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가임기의 남녀가 구애와 번식 가능성 외의 다른 것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지금까지의 나는 ‘내 것’이 너무 소중해서, 너무 아까워서 다른 것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는, 누구에게도 이런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내가 제일 못하는 일이 ‘일단 계속하는’ 것이었다. 끊임없이 돌아보고, 내다보고, 의미를 찾고, 의문을 가졌다. 그러다 조금이라도 미심쩍을 때 두려움이 생겼고, 멈췄다. 소설은 답을 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책에서는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고통을 되씹어 살아있게 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함께 가는 것.이다. #books #한강 #작별하지않는다

여기를 읽으며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이 떠올랐다. #books #한강 #작별하지않는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제2의 화살’을 자신에게, 그리고 불특정다수의 독자들에게 거듭거듭 쏘는 행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위해서인가. 끔찍한 고통을 되씹어 ‘신경의 실이 이어지게’ 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일까.

가슴속에 어떤 의문이 있을 때는 지나가는 모든 말과 글과 사건에서 그에 대한 답이 보인다. 어떻게 지금 이게 내게 왔지? 생각한다. 부분 부분 여러번 읽었고 여러번 울었다. 읽기도 이렇게 힘든데 쓰기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2024-12-03 21:49 사랑이란 무엇인가. ‘깊이 사랑할 때 우리는 우리의 삶과 사랑하는 사람의 삶을 동시에 살게 됩니다.’ #books #한강 #소년이온다 #코멘터리북

그녀의 글들을 읽으며 짐작했던 결론, 답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