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4-11-05 21:03 이토록 밀도 높은 소설이라니. 자신의 이야기를 쓴 것일까? 나의 관심사와 만나는 지점들이 꽤 있는데,그냥 동시대인으로써 당연한 일일지도. #books #한강 #희랍어시간

인터뷰 영상에서 본 그녀는 한 단어 한 단어를 고심해서 내뱉는 사람같았다. 외국 매체들과의 영어 인터뷰에서는 더 그랬다.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그리고 주인공의 실어증 얘기를 읽다 보니 뇌출혈로 좌뇌의 기능을 상실해 나와 타인의 경계를 구분하는 기능을 일시적으로 상실한 후 얻은 깨달음을 책으로 쓴  Jill Bolte Taylor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하. 여기서는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1998)>에 나오는 외계인 헵타포드의 언어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앞과 뒤가 있는 선형의 언어가 아닌, 한번에 전체 의미를 전달하는 원형의 기호.

불교에서는 인간에게 언어가 생겨나고 개념과 분별이, 그리고 고통이 생겨났다고 한다(불교 맞나? 확실치 않음ㅋㅋㅋ). 이 얘기를 들은 후 나 역시 상실감이나 슬픔,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마다 그것을 언어로 define하지 않으려고 애쓰곤 했다. 이 책에서 주인공이 말을 잃어버리는 설정은 아마 그것을 형상화하려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