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1-11-08 10:03 비도 오고 휴가니까… 하면서 늦게까지 뒹굴거리다 겨우 일어났다. 고양이들 아침 케어 루틴을 끝내고 지지 약 먹이는 것까지 성공하고(!) 나와 노땡 아침을 챙기고 커피를 만들어서 거실 한 구석에 앉았는데, 지지가 세상 처음 듣는 구슬픈 소리로 울더니 아침 먹은 걸 다 토했다ㅜㅜ. 발광하는 지지를 두꺼운 장갑을 끼고 잡아서 캡슐을 올리브유 묻혀서 목구멍 안으로 쏙 밀어넣었는데 그 캡슐이 녹는 시간 쯤 돼서 다 토한 것. 역시 무리일까…

루시 간 보조제로 사메탑을 샀는데 이건 무슨 큰 강아지나 씹어먹을 만한 커다란 알약이더라. 나무 절구에 찧어서 츄르에 섞어 먹였는데 양도 양이지만 냄새가 너무 이상해서ㅜㅜ 그나마 루시니까 몇 입 먹었지 다른 애들 같으면 백미터 안에 얼씬도 안할 듯. 어제 다시 인터넷을 뒤져서 젠토닐을 주문했다(남은 사메탑은 내가 먹어야 하나;). 젠토닐 역시 알약인데 그래도 좀 작다 하고, s 뭐시기(간을 회복시켜준단 성분) 용량도 더 많고 효과도 좋다고 하더라. 똥꼬 그루밍을 못해서 방광염이 자꾸 도지나 싶어서 얼마전부터 똥꼬 털을 짧게 밀어주고 있고, 며칠 전부터는 따뜻한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다. 민트 선생님 조언으로 오라틴 치약을 자기 전에 발라주고 있다. 진짜 그나마 루시라서 이 모든 걸 쉽게, 아니 덜 어렵게 해줄 수 있다. 다행히도.
루시가 자꾸 베란다 풀을 먹고 싶어해서 오랜만에 캣그래스 씨앗을 뿌렸다. 이것도 다 떨어져서 주문해야 할 듯.

2주 휴가의 반이 지났는데 쉬기는 커녕 출퇴근할 때보다 더 힘든 느낌이다. 잇몸에 물집이 생기고 아침엔 결막이 부어올랐다. 마음은 종잇장같다. 이 모든 게 무리인가 하는 생각, 이 모든 게 어차피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쉬지 않고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