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0-11-03 12:12 두달 전부터 오메가3를 다시 먹기 시작했다. 예전에 캡슐 형태의 제품들을 먹어봤는데 항상 속이 메스껍고 소화가 너무 안돼서 돈만 버렸고, 이번에는 아이허브에서 액체 형태로 된 제품이 있길래 시도해봤다. 소화가 안되는 증상은 없었지만 복용 2-3일 후부터 눈썹 주변과 턱에 발진 혹은 여드름 같은 것이 났다. 2014년인가 체질식(#토양체질)을 한 이후부터는 피부에 뭐가 나는 일이 없었는데 이상하다 싶었지만 2주 정도 지나니 없어졌다.

그렇게 냉장고에 보관한 채 두달 정도 먹었고 한 병을 다 먹어가면서 병 아래쪽에 흰색 침전물이 있길래 병을 흔들어서 복용했다. 그리고 2-3일 지나면서 피부가 여기저기 따갑더니 지난 주 금요일에 샤워한 뒤에 목과 등에 빨갛게 여러 군데 발진이 생겼다. 지난번 얼굴에 났던 것과 같은 종류였다.

원래 음식 알러지가 없었고 체질식을 해서 항상 비슷한 음식들을 먹기 때문에 음식 문제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뭔가에 물렸거나 피부 자극에 의해 생긴 문제라기엔 전신으로 퍼져가는 양상이 아무래도 이상했다. 지난번 얼굴에 났던 것도 있고 해서 일단 오메가3를 끊고 좀 지나면 가라앉겠지 했는데, 이틀째엔 등과 배, 삼일째인 어제는 팔과 허벅지까지 번졌다. 평소엔 괜찮은데 덥고 땀이 나면 조금씩 따갑고 가려웠다. 병원에 가야 하나 싶고, 불안했다.

크든 작든 몸에 변화가 생기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1. 내 경우는 일단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정신적인 에너지까지 저하되곤 한다. 특히 심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신경을 자극하는 이런 종류의 고통은 일상의 의욕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느 시점에서 '몸의 고통은 그저 몸의 고통일 뿐'이라는 걸 기억해냈고, 몸의 고통과 정신적인 문제를 분리하려고 해봤다. 오. 좀 되더라. 분리되는 걸 넘어서 따갑고 가려운 몸의 고통까지 덜해지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2. 뭔가를 먹어서 몸을 어떻게든 더 건강하게, 더 좋아지게 해보려는 욕심을 과하게 부렸다는 걸 깨달았다. 그 아래에는 건강에 대한 끝없는 불안과 집착이 깔려있다. 생명력이나 건강의 유지에 대한 욕망은 본능에 가까운 것이라 어쩔 수 없다 해도, 없는 것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없는 것을 하지 않는 방식이어야 했다. 남한테는 그렇게 얘기하면서 나는 그렇게 못했네.

3. 원인이 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나는 지금 내 상태가 좋아지고 있는 건지 나빠지고 있는 건지 끝없이 추측하거나 판단을 내리려고 하더라. 이런 판단은 평생을 해온 습관적이고 강박적인 작용이라서, 이 문제가 언젠가는 어떻게든 사라진다는 걸('병은 낫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야'라고...) 알고 있다 해도 끊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면 이왕 추측할 바에 정보에 기반한 판단을 하자 하고 구글링을 해보았다. 역시 오메가3를 먹고 비슷한 증상을 겪은 사람들 얘기가 많았다.
같은 제품 복용 후 나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 케이스. 제품 문제가 아니라 사람마다 다른 알러지 반응인 듯. 일주일 쯤 지나면 없어진다고. 원인과 언제쯤 없어질 거라는 걸 알고 나니 불안이 사라졌다. 병원에 갈 필요도 없고 기다리면 된다.

노땡은 같은 회사의 캡슐 형태 제품을 먹고 있는데 혹시나 노땡도 비슷한 증상이 있나 하고 살펴봤다. 등과 얼굴에 비슷한 발진이 약간 있어서 역시 복용 중지. 아빠한테도 전화해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덕분에 아빠와 오랜만에(처음인가...?) 장시간(8분;;) 통화했다. 혹시라도 비슷한 증세 있으면 바로 끊으라고 일러뒀다.

원래도 음식이나 약물, 환경에 대해 냄비처럼 반응이 빠른 몸인데 체질식을 하면서 점점 더 몸이 예민해져서 이젠 거의 리트머스 수준. 나쁜 점도 있지만 남보다 반응이 빨라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알려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인간리트머스의인체실험기록 #warmbody #shopping

아아 새로 주문한 오메가3 한병은 어떻게 하지;; 아직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주문한 제품은 이것 : https://kr.iherb.com/pr/Nordic-Naturals-Omega-3-Lemon-8-fl-oz-237-ml/4191
혹시 필요한 분(오메가3를 원래 드시는 분)은 말씀하세요ㅜㅜ. 착불로 보내드림.

2020-11-04 12:02 어제 밤에 잠든 지 두시간 만에 팔이 가려워서 잠에서 깼다. 피부 질환이 있을 때 주로 밤에 가려움증이 심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 확실히 낮보다 가려운 정도가 심했고 다시 잠들기가 힘들어서 가려운 부위를 차갑게 하고 겨우 잠이 들었다.

가려움이 심해질까봐 걱정돼서 약이라도 타다 놓을까 하고 아침에 피부과를 갔다. 증상을 얘기하고 오메가3에 대한 알러지 반응이 아닐까 하는 얘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는데 (예상 대로) 묵살 당했고... (예상 대로) 스테로이드 주사와 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 알약+항히스타민 알약,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았고, 스테로이드 주사는 맞지 않고 이틀치 약을 타서 집에 왔다. 이틀 후 다시 오라고.

이 많은 약을 다 먹고 발라야 할지...
스테로이드, 부신피질호르몬제, 항히스타민제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네.
부신피질호르몬=스테로이드인 듯.
여기 보니까 스테로이드가 항히스타민제에 속하는 것 같고.
여기에 스테로이드의 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음.
여기에는 항히스타민제의 모든 것이;; 이 사이트 뭐지.
이 두 문서에 의하면 오늘 받은 약은:

- 피디정(알약) - 메틸프레드니솔론 : 중간의 전신 작용 스테로이드
- 베포텐정(알약) - 베포타스틴베실산염 : 항히스타민 & 항알러지
- 펙소나딘정(알약) - 펙소나딘염산염 : 항히스타민 & 항알러지
- 베스티딘정(알약) - 파모티딘 : H2 차단제, 위산분비 억제
- 토피솔(연고/로션) - 메틸프레드니솔론 아세폰산염 : 강력한 국소 작용 스테로이드

내친 김에 지금 쓰고 있는 코와 구강 스프레이도 찾아봤는데 둘 다 강력한 국소 작용 스테로이드임
- 아바미스(나잘 스프레이) - 미분화 플루티카손 푸로에이트 : 강력한 국소 작용 부신피질호르몬제
- 심비코트 터부헬러(구강 스프레이) - 미분화 부데소니트+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수화물 : 강력한 국소 작용 부신피질호르몬제
#warmbody

2020-11-13 10:57 오메가3 알러지(로 추정되는 발진)는 피부과에서 준 스테로이드+항히스타민 알약을 먹자마자 가라앉았다. 이틀 뒤 다시 오라고 해서 피부과를 가서 4일치 알약을 더 받아왔는데, 증세가 가라앉았다고 하니 의사는 '지금은 약으로 눌러놓은 거고 약을 오래 더 먹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약을 조금 줄여줄테니(광범위 스테로이드인 '피디정'을 한알로 줄였음) 먹고 4일 후에 다시 오라고.

4일째 되는 날 병원에 갈까말까 하다 가지 않았다. 증세는 거의 가라앉은 거 같았고, 무엇보다 창문도 없는 병원 대기실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한시간이 넘게 기다리는 게 싫어서. 그리고 이제 3일이 더 지났다. 아직 발진은 재발하지 않았고 2-3번 정도 여기저기 따갑고 가려운 증세가 약간 있었는데 피부과에서 처방해준 스테로이드 연고를 조금 바르면 금방 가라앉았다. 스테로이드에 대해 조금 더 찾아봤는데 지속 시간이 긴 경우도 36~54시간, 그러니까 2-3일이 지나면 대소변을 통해 배출된다고. 그러니까 오늘이나 내일 재발하지 않는다면 알러지 유발 물질이 몸에서 거의 빠져나갔다고 생각해도 될 듯. 오메가3 복용을 중단한 지는 2주가 지났다.

음식...이라기 보다는 경구 투여 약물 알러지는 처음이고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것도 20대 이후 아마도 처음이라서 나중에 참고하기 위해, 그리고 (항상 그렇지만) 비슷한 경우에 처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조금 자세히 기록해둔다.
#warmbody

스테로이드 제재는 효과가 클 수록 부작용도 크다는데, 아래 그림은 제품 설명서의 부작용 설명란의 크기를 비교한 것. 주사 > 내복약 > 연고 순이다.

2022-10-23 22:17 오메가3 부작용에 관한 이동환 박사님의 유튜브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