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08년 10월 21일 Gmarket 허브여울에서 허브 4종을 샀더니
작은 허브 3개를 덤으로 보내주었다.
네모와 동그란 흰색 도자기 화분은 Gmarket 이노그린에서.
여기는 베이직한 모양의 유리와 도자기 제품들이 많아서 애용한다.
싸구려 중국산이라 품질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덤으로 온 불로초. 잘 크지도 않고 시들지도 않고 몇달째 그대로.

이탈리안 파슬리. 가끔 샐러드에 넣곤 하는데 풍미가 고소하다.
물을 아주 좋아해서, 이틀만 물을 안줘도 지친 것처럼 혼자 축 늘어져있곤 한다.
레몬 버베나 잎을 슥 만지기만 해도 손에서 진한 레몬향이 난다.
이것 역시 샐러드나 파스타에 가끔 넣곤 하는데 맛이 진해서 별로.
육류 요리에 넣으면 맛이 좋다고 한다.
아, 뜨거운 물에 잎사귀 두개를 넣어서 차로 마셔보았는데, 맛이 그다지 우러나오지 않았다.
덤으로 온 자스민인데 역시 잘 자라지 않고 그대로.
자스민은 향이 강하다는데 향이 하나도 없다.
어려서 그런 건지 자스민이 아닌 건지. 알 수 없다.
이건 그보다도 한달쯤 전인 9월에 꽃가게에서 산 세개의 허브 중 하나.
아참, 허브가 아니다.
멍도리히님이 허브가 아니라 '란타나'라고 가르쳐주신 그 란타나다.
잎이 앞뒤 모두 굉장히 까슬까슬하다. 냄새도 별로 안난다.
먹으면 안된다고!
(아마도) 파인애플 민트!
역시 덤으로 온 것인데 잎사귀를 막 문지르면 겨우 민트향이 날까말까 하다.
비실비실해서 빨대와 고무줄로 도와주었다.
타임(thyme). 쓰다듬으면 손에서 연필 냄새 같은 독특한 냄새가 난다.
쌀국수의 육수 국물 낼 때나 피클쥬스 만들 때 넣기도 하고
불면증에는 차를 끓여마시면 좋다고.
이전엔 주식인 야채 샐러드에 바질 말린 가루를 넣곤 했는데
이젠 바질 잎을 뜯어서 넣는다.
슬쩍 만지기만 해도 후추 냄새 비슷한 독특한 바질 냄새가 강하게 난다.
마치 상추처럼, 엄청나게, 쑥쑥 자란다.
한달 넘게 지나, 2008년 12월 6일의 이탈리안 파슬리와 레몬 버베나.
아무래도 집안은 햇빛이 약해서, 다들 해를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목을 가늘게 뻗고 있다.
이탈리안 파슬리의 꼬마
타임 역시 가늘게 줄기를 뻗어올리다가 엉켜버려서
미친년 파마머리같이 돼버렸다.
밑둥부터 점점 시들어가고 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서
'죽지마...'하고 가끔 쓰다듬어준다.
쓰다듬고 나서 손바닥 냄새를 킁킁 맡는다.
묘한 냄새.
파인애플 민트는 처음 왔을 때의 큰 잎들이 다 떨어지고
꼬맹이 잎들이 자라났다.
너무 작은 데다가 잘 크지도 않아서, 처음 그 잎처럼 커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것도 9월에 산 장미 허브.
하얀 솜털이 난 통통한 잎을 쓰다듬으면 장미 냄새 비슷한 것이 난다.
예쁜 소녀 합창단 같달까, 어떤 한 줄기가 웃자라거나 목만 길어지거나 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착실히 무럭무럭 볼륨을 키워가고 있다. 건강하다.

란타나, 장미 허브와 같이 산 로즈마리.
이 모든 허브들의 향 중에서 로즈마리 향이 제일 좋다.
곁을 스치기만 해도 소나무 냄새같은 진한 향이 풍겨서 기분이 좋아진다.
처음 며칠 물을 안줘서 시들시들 죽어가는 걸 보고 깜짝 놀라
부랴부랴 화분을 구해 분갈이를 하고 이틀에 한번 꼭꼭 물을 주었다.
한참 후에 살아났다.
피클쥬스 만들 때 조금씩 따서 넣는다.
그렇게 열개의 허브(왼쪽의 자스민이 짤렸다).
오늘 페퍼민트, 오레가노, 유칼립투스, 오데코롱민트를 더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