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개인화 페이지를 보면서
웹 초창기부터거의 모든 포털 사이트에 알게 모르게 있어왔던 '마이XX' 서비스들.
사용자가 보고싶어하는 컨텐트만 모아놓고레이아웃과 화면 색 등을 바꿀 수 있게 해줬던 그런 서비스였는데,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하다가 국내 포털에서는 (글로벌 야후를 따라 명색만 유지하고 있는 마이야후를 빼고는) 거의 사장되었다.
그러나 최근 구글과 MSN, AOL, 야후 등에서는 이전 '마이XX' 서비스들의 한계 - 정보의 폐쇄성, 직관적이지 못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 - 를 조금씩 극복 중이다.AJAX 기술과 RSS 개념을 도입해 사용자가 쉽게 레이아웃을 변경하고 다른 사이트의 컨텐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구글.
Google의 개인화 페이지. RSS 피드나 사이트 검색 후 곧바로 내 페이지에 추가할 수 있다. |
Google은 시범 서비스(아직 서비스 이름이 없다)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의구시대적 UI를 얼마전왼쪽과 같이 바꾸었다. 화면 전체를 다시 불러오지 않고 곧바로 내/외부 컨텐트를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고, 컨텐트를 끌어다놓는 방식으로 위치를 변경할 수 있다(근데, 마우스를 대보기 전까진 이런 기능이 있는지 절.대. 알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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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메일과 구글 뉴스, Search History등 몇몇 외에는 모두 외부 컨텐트이며,기본으로 제공되는 컨텐트 외에 외부 RSS 컨텐트를 추가하는 방식이직관적이다. 현재 화면에서 키워드 검색 결과를 보여주고 곧바로 오른쪽 내 컨텐트 영역에 추가할 수 있다. RSS 주소를 복사하고 입력하고 하는 작업이 필요없다(그러나 직접 입력해도 된다). 이 방식은 구글리더에서도 그대로 쓰였다.
한가지 아쉽다면 (둘다 아직 베타라 그렇겠지만) 둘다 RSS feed를 등록하는데도 불구하고 두 서비스의 데이터 연동이 아직 안된다는 점. 그리고 검색 결과에서Add를 눌러 추가한 후 검색 결과가 닫혀버려 불편한 점이라든지,RSS를 추가한 후 제목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버그라든지 하는 것들. 있다.
별로 볼 건 없지만 다른 것들도 좀 살펴보자면, My MSN은 레이아웃에 관해 좀더 많은 옵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화면 템플릿도 다양하다.스페이스 같은 블로그 서비스라면 모르지만 이건 사용자 혼자만 볼 건데꾸미기 기능이 그다지 필요할까 싶다. 괜히 UI만 어려워졌다.게다가구글의 경우 처음 들어가면 날씨, 명언, Top Stories 등 네가지 컨텐트만 뜨고 나머지는 사용자가 추가하게 해놓은 데 반해, My MSN은 처음부터 수십가지의 컨텐트를 좌악 뿌려준다. 기가 질려 버린다. 외부 RSS추가 기능이 있긴 한데 아직 제대로 추가가 안되고 있다. My AOL은 베타 서비스 중이다. 현재는 그냥 RSS추가 기능만 있지만, 앞으로 feed search와 지역 정보 등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My MSN과 My AOL
몇몇만 살펴봐도 알겠지만 이들 '마이XX' 서비스의 중심에는 RSS가 있다. 더이상 사용자가 내 컨텐트만 보도록, 내 사이트에만 머무르도록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상황을 잠깐 살펴보면, 아까도 말했지만국내 포털에서는 '마이XX'류의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거의 접은 상태다.서비스 제공자로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컨텐트를 한눈에 보게 해선 안되겠기도 하거니와(여기저기 쓸데없이 돌아다니면서 오래오래 머무르게해야하니까), 외부 컨텐트를 제공할 필요도 없다(다른데로 못가게 해야하니까). 여러 군데의 포털을 돌아다니는데 익숙한 국내 사용자들로서도 기껏 한 포털 안의 컨텐트를 한눈에 보겠다고 귀찮게 이것저것 설정할 필요를 못느낄 것이다.
......
요즘 개인화 서비스에 대해 말이 많다. 1mm와 같은 개인화 에이전트(agent) 서비스들도 나오고 있다.
사실 '마이XX' 류의 서비스는 진정한 personalization이라기 보단그 전 단계인 customization이라고 할 수 있겠고, 1mm Expert가 지향하는 것처럼 사용패턴을 분석하고 사용자 성향에 따라 컨텐트를 추천해준다거나하는진짜 지능형 agent가 되려면 서비스 이전에 사용자의 행동과 성향에 관한 정보의 수집이 필수이다.
국내 각 포탈에서도 검색 히스토리를 저장하고 있는 '나의 검색'이라든지 내가 본 페이지를 저장하고 있는 'My Tab'(파란) 등, 각 단위 서비스별로어느 정도의 개인화 기능을 제공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로그인하지 않고 검색만 하거나 혹은 뉴스만 보고 빠져나가는 사용자들에게서 개인화 서비스에 필요한 기반 정보를 얻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사용자들이 스스로 심심이 교육시키듯이 하나하나 질문하고 답하고 하면서 자기 정보를 줄까? 무엇때문에?
여기서 구글 개인화 페이지가 주는 힌트는 무엇일까?
구글 사용자는 개인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로그인을 하고, 원하는 검색어나 사이트, 카테고리, 관심 지도 정보를체크한다. 사용자는 자신의 성향과 관심, 위치정보까지 스스로 제공하고 구글은 그것을 발판으로 좀 더 고도화된 개인화 서비스나 좀더 타게팅된 광고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는 내게 맞는 정보, 내가 원하는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고 제공자는 사용자가 스스로 주는 정보를 받아 서비스를 진화시키고 (타게팅된 광고로 지금처럼) 돈도 번다.
사용자를 풀어놓고 그들이 스스로 주는 정보를 받을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종류의 수익을 만들어낼 것인가, 아니면 똑같은 사용자를 여기저기서 가둬놓고(가둬놓고 있다는 착각에 가깝다. 사실 한 포탈에서 뉴스 검색 블로그 메일 동호회 다 하는 사람이 어딨나) 지금과 같은 무한 경쟁을 계속할 것인가.
자체적으로다양한 종류의 컨텐트를 소유하고 있는 포털과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로 빨리 보내는 것이 목적'인 구글을 비교하는 것은 물론 무리이겠다. 구글이야말로 사용자가 검색만 하고 떠나버릴 수 있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저런 개방성을, 저런 개인화의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구가 몇천만 밖에 안되는 나라에서 너무도 많은 수의 포털 사이트가똑같은 서비스, 똑같은 컨텐트를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만들어대고 뿌려대는 것이 자원낭비라고 생각한다면, 혹은 그 무한 경쟁에서 더이상 너도나도 돈벌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구글의 개인화 서비스를 눈여겨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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