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19-09-21 13:39 실상사 가는 길 남원역에서 점심. 앉아서 이런 것을 먹을 공간이 없어서 가방 메고 서서 먹음.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

2019-09-21 16:15 남원. 버스. 히말라야. 짜이.​

2019-09-13 12:25 9월 실상사 불한당 모임.
태풍을 뚫고 실상사에 도착해 실상마트에서 빗자루와 나무 수저를 사고, 도반들을 만나 근처 카페에서 달콤한 짜이를 마시고, 비에 떨어진 달콤한 홍시를 주워먹고, 작고 예쁜 호두를 줍고, 저녁 공양 후 도법스님과 불한당 공부 모임을 했다.

토요일 저녁 공부에는 불교대학원에서 공부하시는 스님과 사미스님 두분이 함께하셨고, 밤 열한시까지 부처님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흥미로운 대화에 다들 네시간 동안 화장실도 안가고 꼬박 자리를 지키고 앉아 초집중ㅋㅋㅋㅋ.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갔는데 특히 깨달음, 십이연기 등에 대해 조계종 스님들이 배우시는 정통 불교(?)와 도법스님의 해석이 어떻게 다른지 직접 비교해볼 수 있는, 나로선 흔치 않은 기회였다. 내용은 나중에 조금씩 정리해서 올려볼까 한다. 게다가 함께 하신 스님 중 한분이 이번 공부에서 쟁점이 되었던 부분에 관련된 경전 자료들을 뽑아서 일요일 아침에 챙겨주셨다😊🙏🏻.

일요일 아침 공양 후 차담에서는 지난 두달 동안 겪은 뇌의 변화(?)를 도법스님께 말씀드렸다. 처음에 “뇌를 세척한 것 같아요 스님”하고 말씀드렸더니 뭔소린가 하심ㅋㅋㅋㅋㅋ. 요즘 느낀 것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말씀드리자 스님께서는 깨달음, 해탈, 열반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내 경우에 죽음이나 고통의 실상을 잘 이해한 것이 깨달음이라 할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공포나 우울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그것이 해탈이고, 열반은 ... 열반은... 설명을 해주셨는데 잊어버림😳. 다음에 다시 여쭤봐야지. 여튼 잘 가고 있다는 느낌을 (혼자...) 받았다.

마지막으로 ‘불본행집경’에서 붓다가 십이연기를 깨닫는 부분을 들려주시며(‘정성스럽게 꾸준히 관찰사유하는 수행자에게 연기의 실상이 드러났다’), 붓다의 선정이 그 이전 수행자들의 선정과 다른 점은 ‘관찰사유’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늘 깨어있고, 전 존재를 집중해서 관찰사유할 것, 그리고 늘 흔들리지 않을 것을.

한달에 한번 스님을 뵙는 일은 마치 자동차의 휠 얼라인먼트를 조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길을 걸으면서 생기는 세세한 의문들에 대해 여쭤보고 확인해 미세한 조정을 해나가는 것. 뭔가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도반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리고 그렇게 들은 얘기를 또 한달간의 삶 속에서 되씹고 적용해보는 것.
#불한당 #도법스님 #붓다로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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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만에 뵙는 도법스님과 저녁 공양 가는 길.
Photo by Yui Sunwha.​

청국장이 너무 맛있었다.​

일요일 새벽 예불 후.​

​아침 공양.

이번에 같이 공부한 지본스님께서 챙겨주신 니까야 자료들.​

​남원역에서 점심. 좋은 것만 먹었으니까 오랜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