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각종 포탈은 대개 로그인 페이지를 따로 두고 있다.
이 로그인 페이지에 꼭 있어야 할 것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란과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링크 뿐이므로 사실 휑하다. 하지만 로그인이 필요한 기능을 쓰려면 사용자가 꼭 거쳐야 하는 페이지이기 때문에, 대개의 포탈은 이 휑한 페이지에 광고를 넣기 시작했다. 컨텐트가 많은 메인 페이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로딩할 양이 적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이 로그인 페이지에 들어가는 광고들은 다른 광고에 비해 (용량이)크고 무겁다(CPU를 혹사시킨다).


내가 겪어본 중 제일 심한 것이 바로 파란닷컴 로그인 페이지인데...(아, 내가 파란닷컴만 자주 이용해서 이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양이 좀 떨어지는(그렇다고 많이 떨어지지도 않는.. 크루소 CPU 733Mhz. 그러나 비디오램이 좀 딸리긴 한다) 노트북에서 블로그에 글쓰기를 하기 위해 로그인을 하려면, 아주, 아주, 힘들다.
아이디좀 입력하려는데, 옆에서는 번쩍번쩍 하고(거의 뮤직비디오다. 다른 데를 보고 있어도 신경이 곤두서고 심장이 벌렁거린다), 아이디 입력창을 마우스로 아무리 클릭해도, 포커스가 입력창으로 가지 않고, 겨우 몇자 입력하고 나면 그옆의 드랍다운 박스나 비밀번호 입력창으로 튀어버린다.
비밀번호 입력을 하다가 그제서야 페이지가 다 로딩되었는지 포커스가 다시 아이디 입력창으로 자동으로 튀어서, 입력하고 있던 비밀번호가 뻔히 드러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생각해보라. 차라리 포탈의 메인 페이지는 읽을 거라도 있어서 페이지가 다 뜰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어쩌면 대개의 사용자는 메인 페이지를 훑어보기 위해 접속할 수도 있다(그래도 급하게 검색하러 들어간 경우는 짜증나지..).
하지만 내가 로그인 페이지를 들어갈 때는 다른 무엇도 아닌 단지 로그인을 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로그인 자체는 목적이 아니라 다른 task를 수행하기 위한 중간 과정일 뿐이다.
나는 그 중간 과정에서 방해받거나 짜증이 나거나 신경을 빼앗기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다.
(쫌만죽여주면 안되까? 응?응?)


덧붙이자면,
모든 포탈은 페이지마다 광고 제작 기준을 가지고 있다. 대개는 용량, 재생 시간 등을 제한하고 있지만, 사실 지금과 같은 브로드밴드 환경에서는 용량 뿐만 아니라 CPU 점유율까지 제한해야 한다. 지금도 사이트 전체나 상당 부분이 플래쉬로 제작되는 경우 플래쉬 개발자와 기획자가 CPU 점유율을 계속해서 체크하고 수치를 낮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들을 동원한다. 하지만 광고는 아직.. 인 것 같다.
대단한 interaction이 들어가지 않는 광고의 경우, 광고의 넓이, 그 넓이에서 움직이는 부분의 비율,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가가 CPU 점유율을 좌우한다(이것은 움직이는 GIF도 마찬가지).
공간 전체가 한결같이 미친듯 번쩍거리는 플래쉬 광고,신종 공해라고 생각한다.
눈을 혹사시키고, 내 기계를 혹사시킨다.


또 하나,
모든 테스트는 가장 구린 사양의 피씨에서 해야한다는 것. 변하지 않는 진리다.
웹 제작하는 사람들아. 당신이 아무리 고성능 기계로 작업하고 있다고 해도, 한번쯤은 구린 기계, 느린 네트웍 속도에서 테스트좀 해보시라. 적어도 한번쯤은.
(뭐 그래서 나의 구린 노트북을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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