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4-11-21 목

카테고리 없음 2024. 11. 21. 13:03

2024-11-21 나의 첫 고양이 키키가 떠난지 4년. 그리고 버디가 마지막으로 떠난 지 네 달이 지났다.
이제 낮에 집에서 입던 옷들을 그대로 입고 잠자리에 들어도 되고, 아침마다 코와 목에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를 뿌리지 않아도 되고, 욕실 바닥에 포근한 러그를 깔아 둘 수도 있고, 매일 매일 바닥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고양이 물그릇과 밥그릇과 약과 화장실을 챙기지 않아도 되고, 저녁에 일찍 들어오지 않아도 되고, 집을 비우고 며칠 여행을 갈 수도 있다.
고양이 영상들이 올라오는 인스타 계정에서 방울이 아가 때와 똑같이 생긴 노랑 고양이를 봤다. 블로그에서 방울이 어린 시절 사진들을 찾아보았다. 경기도로 이사오기 전 천호동 오피스텔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블로그에는 한살에서 열여덟 살까지의 방울이의 사진과 영상과 글이 남아있고, 지난 20년 동안 고양이들과 함께 한 사진과 기억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생생하고 빛나는 기억들을 우리 뇌에 저장할 수 있게 되었을까. 그것으로도 모자라 사진으로, 동영상으로도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일까.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들도 지금은 없는 다른 존재들을 그리워할까.
마지막으로 버디가 떠난 후 가끔 마음이, 삶이 텅 빈 것 같았다. 원래 비었는데 모르고 살았다는 걸 깨닫는다. 경계도 기한도 없이 비어있는, 그래서 모든 것이 왔다가 또 가는 그 안에서 잠시 너와 내가 울고 웃고 껴안았다. 방울아.

방울아. 그래도 나는 아직 울어.
#kitten_belle

2024-11-21 11:03 앞날의 모든 일정이 불투명한 지금, 과연 나는 이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것인가! 두근두근.

2024-11-21 13:03 아침은 집에서 챙겨먹고 나머지 두 끼 중 적어도 한끼는 집에서 만든 음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