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지난주 금요일은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에서 주최하는 학술대회에 가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사실 이런 학회가 있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아는 분이 소개해주셔서 가게 되었어요. 주제가 'UCC와 집단 지능'이라, 개인화 서비스에 관심있는 저로서는 같은 업종에 있는 분들이 얘기하는 것 말고 학계에서는 어떤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일반 세미나보다 가격이 싸기도 했고... 흐흐흐).

4개의 룸에서 굉장히 많은 논문들이 발표되는데도 불구하고 참가 인원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홍보를 크게 하지 않으셔서 그런 듯. 모든 튜토리얼과 논문이 다 좋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른 세미나에서 들을 수 없었던 몇몇 재미있는 것들이 있어서 정리해볼까 합니다.

박진수 교수 'Ontoloty'



온톨로지에 관한 박진수 교수님의 발표는 아주 개론적인 내용들이었는데요. 사실 발표보다 그 이후의 질문과 답변(박진수 교수님 외에 다른 분들이 답변해주셨습니다)이 좀더 흥미로왔습니다.

이전에는 definition 자체만을 온톨로지라 불렀으나 요즘은 추론 등의 influence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OWL의 경우에도 어떤 조건을 지정해 만족할때 해당 개념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일종의 influence 개념이 들어있다고 하는군요.

그 밖에, 온톨로지를 개발했는데 이해관계의 상충이나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사용되지 않는 경우에 관한 질문이 나왔었습니다. 꼭 이에 대한 대답이라곤 할 수 없지만, 어떤 여자분(이름을 몰라서... -_-)께서 의학 분야의 예를 들어 답변해주셨습니다. 의학 분야는 용어의 표준화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는 분야이며 여러가지 표준들이 나와있는데, 현재 이런 것들을 하나의 온톨로지로 통합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환자들의 증상을 입력할 때 가능한 한 표준화된 용어를 사용하도록 아이템 입력시 하위 dimension을 자동으로 표시해주고 선택하도록 하는 시스템(태그 시스템을 사용하는 여러 서비스들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죠)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시스템과 온톨로지의 관계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 노상규 박사님께서 대답해주셨습니다. 전문가 시스템은 problem solving 중심이고, 온톨로지는 communication 중심이라는 것. 명쾌하군요.

서울대 박현정 'RDF 지식 베이스의 자원 중요도 계산 알고리즘'



기본적으로는 권위 점수와 허브 점수를 합해 하이퍼링크의 중요도를 따지는 Kleinberg의 이론을 시맨틱 웹 자원에 대입한 것인데요. 단순히 링크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중요도가 높아졌던 이전 연구와는 달리, 클래스별로 속성에 가중치를 설정해 무의미한 속성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쉽게 말해, 분야에 따라 랭킹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여기서, '그 많은 분야마다 가중치는 누가 어떻게 설정하지?'라는 의문이 남더군요. 어쩌면 온톨로지 구축보다 분야별 가중치 설정이 더 까다로운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좀더 자세히 듣고 질문도 하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시간이 촉박해 뒷부분의 설명을 제대로 못하시고 끝나버렸길래, 나중에 박현정님께 개인적으로 자료를 요청드렸습니다.

경희대 최윤형 'U-blogging의 개념과 framework'



이 발표는 꽤 신선한(저한테만 신선할 수도... -_-)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센서 네트워크를 포함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주변의 오브젝트들이 각각 하나씩 artificial blog를 가지고, 그를 통해 서로 커뮤니케이션한다는 내용인데요. 객체간의 개념간 거리 계산을 통한 연관성 계산을 통해, 초대, 그리고 코멘트, 찬성/반대, 부연설명, 링크 등의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이 블로그는 우리가 쓰는 것 같은 블로그는 아니고, OWL을 사용하는, 코드화된 기록 형태를 띠며, public, private, restricted area로 나뉘어져 있다고 합니다.

처음 듣는 개념이라 귀를 쫑긋 하면서 재미있게 들었는데요, 물론 이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객체가 사용자 한사람 한사람에게 지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여기서 말하는 객체 블로거는 시맨틱 웹의 에이전트와 비슷한 개념이 되겠네요.

YES24의 주세훈 본부장 'YES24.com의 위키노믹스 전략'



기업에서 나온 분들의 발표는 기업 홍보 위주인 경우가 많아서, 가능하면 기업의 발표 보다는 논문 발표를 위주로 들으려고 했는데, 중간에 시간이 남아서 듣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서점 분야와 해당 커뮤니티의 특성에 관해 재미있는 얘기들을 몇몇 들려주셨습니다.
YES24 블로그의 경우 일면 '펌' 컨텐트, 즉 스크랩한 컨텐트의 비율이 16% 밖에 되지 않는다는군요. 그만큼, 서점 블로그에는 수적으로는 적긴 해도 '골수의' 컨텐트 생산자들이 모여있나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엊그제 읽은 C모양의 글이 기억납니다. 저도 아직까지 YES24 블로그 쓰고 있거든요(오프모임 개최해주삼 :-)

개인화 서비스에 관한 이야기가 역시 나왔는데, 몇가지 좋은 시사점이 있었습니다.
인터넷 서점은 시즌마다, 카테고리마다 가장 꾸준히 신상품이 나오는 업종이랍니다. 즉, 상품 추천 등의 개인화 서비스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하다 보니 오히려 베스트셀러 위주로 흘러가더라는 겁니다. 또, 구매자, 의사결정자, 사용자가 모두 다르다는 문제도 개인화 서비스의 어려움에 한 몫을 하는, 대표적인 분야라고 합니다.

몇가지 질문들이 나왔습니다. 저도 YES24의 블로그나 리뷰 시스템은 너무 폐쇄적이지 않은가, 외부 트랙백이나 알라딘의 TTB 처럼 외부 블로그와의 연계 기능을 넣으실 생각은 없는가 하고 질문을 드렸는데, YES24는 블로그 서비스를 한지 얼마 안돼서 아직 그럴 만한 자신감이 없으시다고 하네요. 하지만 제가 알기론 국내 온라인 쇼핑몰 블로그 중 최초였던 알라딘 다음으로 블로그를 구축한 곳인데요...

엔프라네트웍스 형용준 대표이사 'Vikipedia: 협업생산 비디오 서비스'



싸이월드 창업자였고 현재 엔프라네트웍스 대표이사인 형용준님이 자사의 서비스 두가지를 소개해주셨습니다.
하나는 휴대폰 주소록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social network 서비스인데 현재 오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음,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CD Networks와 제휴해 '한,중,일 유저를 하나로 묶는다'는 야심찬 포부!

또하나는 온라인 동영상 편집 툴 Vikipedia(www.beedeo.com)였는데요. 예상한 바지만, 현재 포털 블로그나 동영상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툴에서 약간 더 진화해, 쉽게 아이템을 올리고 애니메이션시키고 다른 동영상을 끼워넣고 할 수 있도록 되어있더군요(그리고 GUI는 역시 싸이월드 냄새가... 하하). 우리나라 보다는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요. 화이팅, 기원합니다.

인하대 연철 '협력적 태그를 이용한 추천 시스템'



이 역시 꼭 들어보고 싶은 내용이었는데, 실망스럽지 않았습니다. 추천 시스템을 구축할 때의 두가지 접근법, 즉 사용자 기반의 접근 방법과 아이템 기반의 접근 방법에 대한 소개, 그리고 그 한계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이분들은 del.icio.us에서 crawl한 데이터로 실험을 하셨더군요.
그 내용을 다 적지는 않겠습니다(사실 제가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수식들이... 크흑). 사실 아마존 등에서 이미 적용하고 있는 추천 기능들이라 생각되지만, 실제로 어떤 과정으로 데이터를 뽑아내고 적용하는지 (복잡한 수식을 통해) 보게 되니 재미있더군요.

이 발표 역시 시간이 너무 부족해 세세한 부분의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저한테는 꼭 필요한 내용들이었는데요 ㅠ.ㅠ;


전날 밤을 새우고 집에 가서 죽었다 부활한... 금요일. 일어나자마자 허겁지겁 달려가 겨우 오후 발표만 들었고, 4개의 룸에 나뉘어서 발표를 하다 보니 듣고 싶은 몇몇 발표를 놓치기도 했습니다만, 시간이 아깝지 않았던 좋은 세미나였습니다. 발표 논문을 좀더 엄선해서 줄이고 개별 발표 시간과 질문 답변 시간을 충분히 잡았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