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올해 4월부터 장장 8개월만의 파견을 마치고 조금전 본사로 들어왔다.
아직 다 끝난게 아니라서 2주 정도는 왔다갔다 해야 하지만, 일단 복귀는 복귀다.
처음엔 두달간 파견이라고 생각하고 나갔는데 8개월이 될 줄이야.
파견나간 곳에서도 빌딩을 옮기고 층을 옮겨다니며 여기저기서 근무를 했다. 그쪽은 네트웍이 너무 느리고 막아놓은 사이트도 많아서 거의 환장하다시피 스트레스 받으며 일해야 했는데, 돌아오니 정말 살 것 같다.

답답한 그곳에서 그 긴 시간 동안 버티면서 일할 수 있었던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그 주변에 스타벅스가 세개, 던킨 도너츠가 하나, 그리고 커피빈이 하나 있다는 것. 아침에 일어나 '정말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괜찮아. 점심에는 스타벅스에 갈 수 있쟎아'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또 하나는 항상 옆에서 웃음을 주는 동료가 있었다는 것.
나는 기분 나쁠때 억지로 웃지를 못하고 기분 나쁜게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성격인데, 가끔 내가 똥씹은 표정을 하고 있을 때마다 이 눈치빠른 친구가 분위기를 풀어 주었다. 게다가 엄청 꼼꼼한 성격에 일도 나무랄 데가 없고, 늙어서 기억력이 가물가물한 나를 잘 챙겨주었다. 이전에도컨설팅 프로젝트를 같이진행하면서 같이 자료 조사를 하고 공부를 했기 때문에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같은 비전을 가질 수 있었다.

살면서 우리 주변에 도움을 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중요한 조언을 해주고, 어떤 사람들은 금전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성공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도 한다. 모두들 자신이 가진 어떤 것을 남에게 나눠줌으로써 도와주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고마운 게 바로 나를 웃게 해주는 사람들이라는 걸 나는 이번에 깨달았다.

편하게 수다떨고, 많이 웃는 것. 이게 부족하면 마음도 문제지만 몸도 허약해진다.
우리를 웃게 만들어주는 사람들, 보기만 해도 입가에 웃음이 도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장 고마운 사람들이다. 우리에게 건강함을 주고 인생을 윤택하게 해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거, 아무나 못한다.


고맙습니다, 박대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