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1-10-08 20:29 고양이털이 박히지 않는 침구와 옷과 천을 찾아 헤맨 지 어언 십오년. 그나마 요즘에야 ‘고양이털이 박히지 않는…’이라며 인스타 타임라인에 이불이나 침대 패딩, 매트리스 커버 광고 같은 게 드문드문 보인다. 근데 대부분 못생기고(…) 이상한 장식 달리고 쓸데없이 비싸더라. 난 그냥 호텔 침대 시트처럼 매트리스를 감쌀 천이 필요할 뿐인데.

십년 쯤 전 원룸 오피스텔에 살 때 합성섬유가 섞인 천으로 침대 시트를 만들어 썼는데 아무래도 땀 흡수력이 떨어졌었다. 그 후 알러지로 인한 천식이 심해지면서 침실을 따로 쓰고 고양이 출입금지를 했다가, 이제 고양이들이 늙어가니 조금이라도 서로 부비부비하는 시간을 더 갖고 싶어서 요즘은 낮에 고양이들에게 침실을 개방(…)하고 있다. 근데 자기 전에 침구에서 고양이털을 떼는 게 너무 힘들더라.

인터넷을 뒤져서 고양이 털이 안박히는 천을 찾다가 누군가 고밀도 포플린이 좋다길래 주문했는데 딱 받아보는 순간 망했다 싶었다. 고양이털을 속속들이 흡수하는 까끌까끌함. 스티키 롤러를 몇번을 굴려도 고양이털을 놓아주지 않는 강력한 힘😥. 한번 쓰고 고이 접어서 서랍장에 넣어두고 다시 주문한 게 이 ‘60수 고밀도’ 뭐시기 원단인데. 받아보는 순간 성공이구나 싶었다. 일단 롤러 한두번 굴리면 털이 쉽게 떨어지고, 면이라서 땀(… 그리고 고양이들의 침 같은 것?😳…) 흡수가 잘되고 고밀도라서 피부에 닿는 느낌이 호텔 침구처럼 부드럽고 시원하고 쾌적하다. 잠자기 전 시트 위에서 뒹굴뒹굴하는 느낌이 너무 좋다. 고양이털이 잘보이게 어두운 색 두가지, 딥블루와 딥그레이를 주문했는데 둘다 너무 예쁨.
이건데 품절이네;

진드기를 방지해준다는 ‘마이크로화이바’ 무슨 원단도 같이 주문했는데 이건 세탁하고 났더니 괴상한 냄새가 나서ㅜㅜ(지난번 더잠에서 산 파자마에서 나던 그 냄새. 뭐지 이게…?) 비닐에 밀봉한 후 역시 서랍장에 처박아둠.

폭이 150cm인가? 넓어서 7500원 짜리 3마 사면 싱글 매트리스를 넉넉히 감싸준다.
고양이 집사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써봄.
#shopping #내돈내산

토양인에게 블루가 좋대서…는 아니고 고양이들 때문에 짙은 색을 사다 보니 블루 천지가 됨.
딥그레이와 딥블루.

2022-05-01 11:13 마이크로화이바 원단의 냄새는 세탁할 때 구연산을 넣어서 났던 것으로 밝혀짐;; 구연산을 넣지 않고 세탁했더니 냄새가 나지 않는다. 털이 박히지 않는 침구 용도로는 이 마이크로화이바 원단이 더 월등하다! 매우 부드럽고 땀 흡수도 되고 털도 잘 떼어지고 세탁하면 매우 빨리 마른다. 이후 웜그레이 한장 더 사서 요즘은 이것만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