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D-3

2021-01-27 17:25 내시경 준비용 저녁. 내시경 삼일 전부터는 흰쌀밥을, 하루 전에는 흰죽만 먹어야 한다고.

D-2

2021-01-28 22:09 일곱시 넘어 퇴근하고 아홉시 넘어 집에 도착해 고양이들 인슐린 주고 밥과 약을 먹이고 어제 한 흰 쌀밥으로 내일 아침에 먹을 죽을 쑨다.

2021-01-28 22:18

D-1

2021-01-29 19:57 대장내시경 약을 하루 전 오후 7시에 먹으라길래 퇴근하고 집에 가는 전철 안에서 먹어야지 하고 물을 타가지고 나왔다. 근데 막 먹으려던 시점에 hoxy...?하는 생각이 들어 먼저 경험한 누룽게이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봤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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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기 전에 화장실을 수없이 가야할 거라고😭. 어쩌지. 집에 가려면 두시간 걸리는데... 두시간 쯤 늦게 먹어도 괜찮을까? 내시경은 내일 아침 아홉시인데.
괜찮은지 검색해봤는데 딱히 정보가 없...는지 내가 못찾는 건지 모르겠다. 너무 배고프고 오랜만에 책상 앞에 하루종일 이틀이나 앉아있어서 어깨도 아프고 가방은 무겁고 사람 많은 퇴근길 전철에서 코로나 옮을까봐 노심초사했더니 머리도 아프고 아주 힘듬😥.
#두시간쯤늦게먹어도너의장은깨끗이비워질거라고누가말좀해줘요

2021-01-29 21:50 전철과 택시를 타고 8시 조금 넘어 집에 도착해서 입었던 옷과 가방을 모두 벗어 베란다에 격리(...)하고 곧바로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8시 20분 쯤 대장내시경 약 1차를 먹었다.
욕실에 세군데 흩어진 고양이똥을 치우고, 누가 뛰어가면서 토했는지(이런 이상한 행동을 하는 고양이는 우리집에 지지 밖에 없다...) 주방 바닥 전체에 고루 흩뿌려진 토사물을 닦고, 잠깐 누구에겐지 모를 분노를 토해내고, 그리고 눈물 좀 닦고, 고양이들 밥주고, 루시 혈당 재고 인슐린 주고, 대장내시경 약 2차를 먹는 중.
누가 대장내시경 약이 맛없다 그랬니. 배고파서 그런지 달콤한 게 맛있는데. 레몬 맛도 좀 난다. 아까 검색한 어떤 글에서는 마시고 30분 만에 신호가 왔다던데 지금 한시간 30분이 돼가는데 신호는 오지 않고 있다. 너무 천천히 먹었나. 두구둑ㅜ두근.
이 통은 뒀다가 몇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또다시 대장내시경을 할 때 재활용할까.
“잠깐만요! 2년 전 대장내시경할 때 받은 통이 있으니 안주셔도 됩니다! 허허허허허🌚”

2021-01-29 22:04 마시기 시작한 지 1시간 50분째. 꾸룩거리며 뭔가가 배의 중간으로 이동하는 느낌적인 느낌이...

2021-01-29 22:13 생수 500ml를 더먹어야하는데 깜빡했군.

2021-01-29 22:23 1차 약 마신 지 두시간 후. 배가 터질 거 같다. 임신한 기분이 이런 걸까... 어우 힘들어.

2021-01-29 23:01 마신 지 두시간 40분 후. 1차 화장실 다녀왔는데 배 아직도 부글뷰글 늘어나고 뱃가죽이 찢어질 듯 아프다... 원래 뱃가죽이 안아픈 건가?

2021-01-29 23:21 마신 지 세시간 후. 2차 화장실 완료 후. 춥고 졸리다.자려고 누웠는데 상체가 나도 모르게 움찔 경련을 했다. 배는 편안해졌음.

D DAY

2021-01-30 13:31 내 목구멍부터 항문까지의 내부의 길(...)을 내 눈으로 본 날. 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작고 마른 체형은 더더욱 힘들고 아프다”며 위는 비수면으로 하더라도 대장은 수면으로 하라고 마지막까지 권하셨지만 거절했다. 선생님 힘드시게 해서 조금 미안하지만 난 내 몸 속을 내 눈으로 (안전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내가 고통의 역치가 높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몇년 전 비수면 대장내시경을 했던 누룽게이의 말에 의하면 ‘못견딜 정도로 아프진 않은데 내장에 외계인이 돌아다니는 것처럼 묘하게 기분 나쁜 느낌’이라고 하길래 그냥 참을만 하겠구나 싶었고, 정말 그랬다.

위는 염증이나 조여진 부분(? 잘 기억 안남) 같은 것도 없이 아주 깨끗한 상태라고. 대장에서는 용종을 4개 떼었다는데, 올가미 같은 걸로 뗀 게 두번, 가위 같은 걸로 잘라낸 게 두번이었다. 가장 큰 게 6mm 정도라는데 올가미 쪽인지 가위 쪽인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 가위(겸자)로 잘라냈고, 가위로 자른 쪽에서 피가 잘 멈추지 않아서 중간에 좀 기다려야 했다. 혹시 모르기 때문에 병원을 나오기 전에 엑스레이를 찍어 복부에 피가 차 있지 않은지 확인했다. 그리고 내일 아침까지 금식을 해야 한다고. 조직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에 나온다고 한다. 암 같은 건 아닐 거라는데 혹시 모르지. 얼마전에 암보험 담보 줄이려다가 내시경 후에 하려고 그대로 뒀다.

이온 음료는 먹어도 된다길래 게토레이를 사왔는데 하필 레몬맛 밖에 없더라;;; 이게 어제 먹은 대장내시경 물약이랑 맛이 똑같아서 지금 나의 뇌(와 항문)는 모종의 혼란을 겪고 있다ㅋㅋㅋㅋㅋ. 내장이 모두 비워진 상태에 내일 아침까지 굶으면 살이 더 빠질 거 같은데 내일 몸무게가 얼마나 나올지.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서 편안히 쉬고 싶다.

내시경용 가운이 이렇게 이쁠 필요가 있나... 핏도 좋아서ㅋㅋㅋㅋ 가져다 봄에 외출할 때 입으면 좋겠더라.

D+4 결과

2021-02-03 16:55 12월 초부터 장장 2개월에 걸친 각종 정기 검진과 진료가 모두 끝났다!
산부인과 초음파와 호르몬 검사,
안과 검사,
암센터와 성형외과의 유방암 관련 엑스레이, 혈액 검사, 초음파,
건강보험공단 무료 검사인 자궁암 검사,
하복부 통증 때문에 추가 비용을 들여서 한 복부초음파, 위+대장 내시경까지
모두 별 이상 없다고.
토요일에 대장 내시경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러 가야 하는데 전화로는 ‘과형성 용종’과 ‘염증성 용종’으로 암은 아니란다.
그냥 다 고맙다.
고마운 몸. 아껴 쓰고 때가 되면 잘 반납해야지.
하복부 통증의 원인은 아직 모르겠는데 그냥 신경 끄려고 한다😳.
#warm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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