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0-08-12 09:55 반년 만에 실상사 가는 중. 불한당 모임은 아니고 도법스님 뵙고 싶어서 실상사에서 하는 체험형 템플스테이 ‘배움의 숲’을 신청했다(실상사 템플스테이 소개+예약 페이지). 코로나가 좀 걱정되는데... 아주아주 조심해야지. 이번 실상사에 있는 며칠간 ‘최소한으로 살기’를 실천해볼까 한다. 불필요한 말, 행동, 생각을 하지 않고, 배고프지 않을 때 먹지 않기.

2020-08-12 13:58 남원역 버스정류장 위치가 바뀌어서 처음에 버스 노선 없어진 줄 알고 깜놀. 원래 자리에 안내문이라도 좀 해주지 싶었으나 에어컨 나오는 대기실에 들어서니 모든 불만이 사라짐😅.



2020-08-12 14:12 실상사 가는 버스를 탔다. 혹시나 잡을지도 몰라서 손잡이를 알콜스왑으로 닦았다. 비가 간간이 내린다.

내 앞에 옆에 앉은 아저씨...
마스크 턱에 걸치고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양쪽 코구멍 깊숙히 번갈아 넣었다 뺐다 굴렸다 하고 그 손으로 다시 안경과 얼굴을 만지고, 휴대폰과 지갑을 열어 문자를 보내고, 다시 코구멍에 몇번 넣어서 쑤시고 굴리고, 머리를 (뒤통수 포함) 쓰다듬고, 눈을 비비고, 버스 손잡이를 잡고, 내릴 때 문 앞 손잡이를 잡고, 내렸다. 두 정거장 후 어떤 젊은 여자가 그 손잡이를 꽈악 붙잡고 자리에 앉은 후 휴대폰을 두드리고 긴 머리를 뒤로 쓸어내렸다.

백신이 나오지 않는다면 코로나는 절대 끝나지 않는다. 절대. 아참 백신 나왔지. 백신을 모두 맞지 않는 한은.

2020-08-12 22:35 실상사.
해탈교 아래 풀들이 큰 비에 다 누웠고,
연꽃이 피고 있고,
전에 왔을 때 짓고 있던 ‘선재집’이 완성되었고,
비온 후의 저녁 햇살 아래 파초와 배롱나무들과 대숲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스님이 주신 구기자차가 너무 맛있었고,
스님과 도반들께 이런저런 선물을 받았다.
아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