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평등이란 기능이나 능력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것은 존재에 대한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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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회제도가 정당하냐 정당치 못하냐 하는 것은 오직 인간들이 온전한 상태에 있느냐 하는 것과 관련시켜서만 판단되어야 한다... 평등의 원칙은 그것이 계급사회에 도전했다는 이유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평등한 하나의 전체라고 주장했다는 이유에서도 혁명적인 원칙인 것이다. 그리고 불평등을 자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단절된 파편이 되는 일이며, 자신을 일련의 기능이나 필요의 총합체로밖에는 보지 않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계급이 만약 이민들의 자연적 열등성을 인정한다면, 자신들의 요구도 경제적인 요구에 그치는 것으로 축소시켜 버리기 쉽게 되고, 자기들 역시 파편들로 단절되어 스스로의 정치적인 동질성을 잃어버리기 쉽게 된다. 현지 출신 노동자가 불평등을 자기 자부심을 유지시키기 위한 원칙으로서 받아들일 때에, 그는 사회가 이미 그에게 부과하고 있는 파편화를 완성시키며 재삼 강조하는 셈이 된다.

그런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리라는 것이 지배계급의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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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민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가장 전폭적인 폭력은 그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의해서 밝혀진다고 나는 믿는다.

... 고향이 없다는 것은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그 남자. 한 이민 노동자의 존재.

- 존 버거 [제 7의 인간] 중

* 작가이며 미술평론가인 존 버거(John Berger)가 1973~1974년에 걸쳐 쓴, 유럽의 이민 노동자에 관한 책. 개인의 삶과 그가 살고 있는 시대, 사회에 대한, 미시적이고 은유적인 아름다움과 거시적이고 사회학적인 날카로움을 결합한 이정도의 결과물을 아직까지 우리의 사회학과 문학에서 보지 못했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더 많이 읽어야겠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