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1 금
2024-10-11 12:17
2024-10-11 15:48 이 집을 꽤나 좋아했다. 전철역까지 30분이나 걸어가야 하는 것도 좋았고, (처음 이사 온 후 2년 동안 나를 괴롭히던 위층이 이사 간 후로) 평일이고 주말이고 그 어떤 소음도 없는 고요함이 좋았고, 여름엔 좀 더웠지만 저녁 늦게까지 햇빛이 들어오는 것도 좋았고, 그 해가 앞산으로 넘어 가는 걸 보는 것도 좋았고, 해가 넘어간 후 아름답게 물드는 하늘도 좋았다. 앞뒤 베란다에서 모두 산과 달을 볼 수 있었고, 시원한 나무와 흙과 꽃 냄새, 숲 냄새가 들어오는 것도 좋았다.
가장 좋았던 건, 그렇게 조용하고 따뜻한 햇빛이 비치는 집에서 내 고양이들이 편안하게 쉬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모든 걸 좋아했다는 걸, 오늘 이렇게 햇빛이 비치는 조용한 집에 혼자 들어와 깨달았다. 이 집에서 처음으로 답답함을 느꼈다. 나는 집을 좋아하는 인간이 아니다. 기회만 있으면, 나갈 수만 있다면 밖으로 나가고 싶은 그런 인간이다. 나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여기저기를 떠돌 때가 가장 행복하다.
다시 도시로 돌아갈까, 하고 부동산 앱을 뒤진다.
2024-10-11 17:22 오늘따라 지지가 많이 보고 싶었다. 어제 병원에 갔다 찍은 사진을 보다보니 강변에 뭔가가 있다. 원본을 열어 확대해 보니 지지와 무늬가 똑같은 삼색 고양이가 강변 나무 밑에 앉아 뒷모습을 보이고 있다.
너는 어디에나 있구나.
2024-10-11 20:07 사놓고 못읽은 책들 읽기 시작 #비류잉 #단식존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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