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모델. 아름답다.
(카메라가 안따라주는구나. 미안하다.)
어제 밤, 늦게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잘 준비를 하느라고 백열전구를 켜놓았는데
그 아래 키키가 나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내시처럼 가지런히 오므린 앞발, 부드러운 털, 깊은 눈동자.
그 모습에 반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이녀석 셔터 누를 때 어찌나 미동도 안하는지 그 어두운 빛으로, 이 어두운 렌즈로,
거의 흔들림이 없는(노이즈는 좀 있는 -_-)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또 어찌나 적절히 포즈와 표정을 바꿔주시는지.
중간중간 졸려서 눈이 막 감긴 몇 컷을 제외하면 내가 찍어본 살아있는 피사체 중 가장 완벽한 모델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찍어본 모델이 사실 몇 없다).
찍고 나서 모니터에 띄우고 '키키야 니 사진이야'하고 가리켰더니
사진은 안보고 손가락만 보더라.
최선을 다해 찍었어 키키야.
돈 벌어서 좋은 카메라 사면 더 잘 찍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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