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 2019-07-16 22:19 알라딘에서 어떤 서점에서 내놓은 중고책을 샀는데 이 책이 왔다.
    중고책 중 제일 쌌고(2700원?) 상태는 ‘중’이었다. 중고책을 여러번 샀지만 이런 책을 받아본 건 처음이다. 처음엔 당황했고 그후 실망했고 잠시 후 화가 조금 나기까지 3초 정도 걸렸고, 뭔가 집안일을 하면서 반품할까, 신고할까 생각하다가, 뭐 어때, 라고 생각하기까지 또 오분 정도가 걸렸다.

    그리고 다음날 알라딘에 들어가 중고책의 상태 판정 기준을 읽어보았다. ‘중’을 조금 벗어나는 상태지만 뭐 그럴 수도 있지 싶은 정도이기도. 그래서 그냥 ‘이 책이 내게 온 이유가 있겠지. 이렇게 찢어지고 눌린 데도 뭔가 사연이 있었겠지. 내가 사지 않는다면 이 책은 버려지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그냥 읽어보기로 했다.
    (사실은 귀찮아서;; 의 이유도 17 퍼센트 정도 있다...)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이북은찢어지지도않고눌리지도않는데
    #재미없으면가만두지않겠다

  • 2019-07-17 19:58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옛날얘기 듣는 것처럼 흥미롭다.
    #아들이태어났는데속박을낳았구나라니후후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부왕께 전해다오. 나라를 내놓고 새로운 길을 찾아 숲으로 들어가 왕들은 예전부터 있었다고. 그러니 못난 짓이라 너무 나무라지만은 마시라고 전해다오. 젊고 건강하다지만 병들어 죽는 일은 정해진 때가 없으니 마냥 안심하고 지낼 수만은 없었다고, 최상의 진리를 얻기 저는 결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다오."
    - ‘집을 나서다’ 중.
    뭐야 왜이렇게 인간적으로 와닿는 거냐. 읽다가 울었다ㅜㅜ.

  • 2019-07-17 22:52 ‘게다가 나는 윤회 생사의 세계에서 좋은 과보를 바라고 여기 온 것이 아닙니다. 그와 같은 윤회의 굴레로부터 벗어난 해탈을 찾는 것입니다.’​

  • 2019-07-27 00:58 What?😰
    #비상비비상처정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 2019-07-27 01:10 ‘나는 그 즐거움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 ​​​​2019-07-28 22:26 ‘욕망, 혐오, 기갈, 갈애, 나태, 공포, 의혹, 위선, 고집’
    ‘애욕의 번뇌, 존재의 번뇌, 어리석음의 번뇌’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 2019-07-31 23:14 야사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너무도 비참하고 지긋지긋한 삶’. (내 경우엔 공포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죽음이 아니라 삶에 대해.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그게 그거더라.) 그런 야사를 불러 ‘괴로움과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의 이르는 길에 대해 차근차근 말씀해주시는’ 부처님.

    야사의 기쁨과 안도. 좀더 많은 나같은 이들이 그 기쁨과 안도를 알게 되길.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붓다로살자​

  • 2019-07-31 23:32 그런데 야사도 그렇고 이 젊은이들에게도 그렇고 부처님은 계율과 보시를 지키는 삶에 대해 먼저 얘기를 했네. 그리고 나서 상대가 정신을 차렸을 즈음 사성제를 이야기했어. 왜지?​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불에 제사를 지내 공덕을 쌓고 물로 죄업을 씻으려던 삼형제(...)와 그들의 제자들은 보시로 공덕을 쌓고 8정도로 죄업을 씻는 열반의 강에 몸을 담갔다.’

    “탐욕의 불, 분노의 불, 어리석음의 불에서 벗어나 마음이 해탈한 이는 ‘나는 이미 해탈했다’고 자각 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 그는 ‘나의 생은 이미 다했고, 청정한 수행은 이미 완성되었으며, 해야할 일을 다 마쳤다. 이제는 더이상 윤회의 굴레에 속박되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아, 여기 또 나오네.

    제5장 ‘교화의 터전 라자가하’ 중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한 대중에게 부처님께서 차례에 따라 보시에 관한 이야기, 계율에 관한 이야기, 천상에 태어나는 올바른 길에 대해 말씀하셨다. 그리고 법문을 듣는 사람들의 마음이 편안하고 조용해졌을 때,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말씀해주셨다.’

    제자 마하깟사빠의 옷을 뺏어 입은 부처님😳​

  • 2019-08-07 11:40 붓다가 깨달음을 이룬 이년 후 고향인 까삘라를 방문했을 때의 이야기.

    위대한 성자가 되었다던 아들의 초라한 행색에 실망했다가,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을 마주하자 그동안의 원망과 분노가 눈녹듯 사라져 자신의 부하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걸식에 나선 부처님을 보고 다시 원망과 슬픔에 빠지는 아버지.

    남편에 대한 원망과 슬픔으로 통곡하는 아내.

    결혼식에 초라한 행색으로 찾아온 형(=부처님)이 창피고 화가 나 발우를 들고 쫓아다니다 그대로 출가하는 동생.

    아버지의 유산을 받아오라는 엄마에게 등떠밀려 아버지를 찾아갔다가 그대로 출가하게 된 아들 라훌라(손자까지 출가하자 할아버지 또 쓰러짐;;).

    어쩐지 그 모든 이들의 슬픔과 기쁨이 마음 속에 깊이 와닿아서 엉엉 울면서 읽었다.
    #부처님의생애가어쩐지드라마보다재미있고요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당신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 보기 좋다고 여기는 것, 거기에 아름다움은 없습니다. 원래 없습니다.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떨치고 자세히 보십시오. ‘나’와 ‘너’가 실재하는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나’와 ‘너’를 비교해서도 안 됩니다. 그로 인해 교만심을 일으켜서는 더더욱 안됩니다. 행동과 말과 마음가짐을 조용히 가라앉히고 예의를 갖추십시오. 공손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마음속 교만을 버리십시오. 그러면 고요하고 편안한 열반에 곧바로 도달할 것입니다."

    7장 ‘교단의 성장’을 읽다 보면 부처님이 어렵게 여성의 출가를 수락하는 이야기와, 이후 이어지는 상위층(?) 여성들의 출가 이야기가 나온다. 왕을 설득해 부처님께 귀의하게 만든 왕비들 이야기도. 그리고 이들 중 매우 현명해서 빨리 깨달음을 얻은 비구니와, 부처님의 말씀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비구니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텐진빠모님의 책에도 불교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미얀마의 비구니들 이야기가 나오고(그들의 이름은 대부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텐진빠모님의 책을 읽어보면 그 자신도 어려운 법문이나 명상의 방법을 누구보다 쉽게 설명하고 있다.같은 얘기라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설득하는 능력이 아마 여성이 남성보다 좀더 우월한 게 아닐까 생각.
    그리고 그 옛날 부처님 시대의 사람들은 (대부분) 어째서 이토록 빨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나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아마 그 시대의 사람들보다 현대인들은 같은 시간에 훨씬 많은 감각과 탐진치에 노출되고 그만큼 쌓이는 습과 업도 훨씬 많은 탓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수다원이 된다는 것

    '부처님께서는 쿳줏따라를 ‘우바이 가운데 가장 가장 박식한 사람’이라 칭찬하고, 사마와띠를 ‘우바이 가운데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사람’이라며 칭찬하셨다.’
    - 부처님은 이렇게 ‘가장 ㅇㅇ한 사람’이라고 칭찬하는 걸 즐겼던 듯?😂​

    현명하다.

  • 2019-08-07 14:22 ‘이 책을 보는 이마다 불은이 충만하고 복과 덕이 구족하여 다 함께 성불하여지기를 합장 발원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 (다 못읽었지만) 책 맨 뒤를 보니 이런 것이 붙어있다.
    그랬구나.
    그래서 이 찢어진 책이 내게 왔구나.
    고맙습니다.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 2019-08-22 13:37 ‘... 사람들은 ‘이것이 내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죽음으로 그것을 잃게 됩니다. 현명한 나의 벗들이여, 이와 같이 알고 ‘내 것’이라는 것에 경도되지 말아야 합니다. 꿈에서 만난 사람을 잠에서 깨어난 사람이 다시 볼 수 없듯,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세상을 떠나면 다시는 그를 볼 수가 없습니다. 살아서 이름을 부르던 그 사람은 눈으로 보기도 하고 목소리 듣기도 했지만 그들이 죽으면 이름만 불려질 뿐입니다.’
    - 현명한 나의 벗들이여.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 2019-08-27 21:04 ‘비구들이여, 모든 존재에게 폭력을 쓰지 말고,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말라.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어질고 지혜로운 동반자, 성숙한 벗을 얻는다면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질고 지혜로운 동반자, 성숙한 벗을 얻지 못했거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좋은 친구를 얻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다. 훌륭하거나 비슷한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다. 그러나 그런 벗을 만나지 못 했거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타니파타에도 나오는 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구절에 대해 불한당 모임에서도 몇번 얘기를 나누었고 이후로도 계속 생각났다. 마음을 나누는 스승을 찾는 일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영적 친구를 찾는 일을 시작하라는 이야기는 텐진빠모님의 책에도 나온다. 좋은 도반을 만나는 일은 어렵고, 또 그만큼 좋은 일이겠지. 하지만 모든 것은 변한다. 당연한 일이다.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 2019-08-27 21:40 아이를 잃고 슬픔에 잠긴 어머니에게 ‘사람이 죽어나가지 않은 집에서 겨자씨를 얻어오면 아이를 살려주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감동한다.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슬픔과 황망함 앞에 어떤 진리를 이야기한들 귀에 들어올까. 붓다는 그녀에게 사람들을 만나 슬픔을 나누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누구나 죽는다는, 누구나 언젠가는 사랑하는 존재와 이별한다는 자명하고도 엄정한 진리를 스스로 받아들일 시간을 준다.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 2019-09-03 23:20 “... 어리석은 사람과는 말로써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은 하는 짓마다 법답지 못하단다.”

    어리석음에 대해 생각하다 책을 펼치니 어리석음에 대한 얘기가 나오네. 언젠가 불한당 모임 끝나고 조계사 뒷길을 걸어가면서 도법스님이 해주신 이야기다. “부처님도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은 피했어”라고 하시며 이 얘기를 해주셨던가. 그때 가로등 불빛, 스님과 도반들의 긴 그림자, 옛날얘기처럼 재밌게 귀기울여 들었던 기억이 나네.

    뒤에는 부처님의 이런 말도 나온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도끼를 입에 물고 태어나 악한 말로 자기 몸을 스스로 찍는다. 욕할 사람을 두둔해 칭찬하고 마땅히 칭찬해야 할 사람을 오히려 헐뜯으니, 그의 죄는 입에서 나온 것이다.”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

    ‘아난다, 불굴의 의지로 게으름 없이 자기 몸을 깊이 관찰하고 정신을 집중한다면, 그런 수행자는 육신에 대한 갈망에서 벗어날 것이다. 느낌과 마음과 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자기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기를 의지하고 법을 의지한다는 것이다.’

  • 2019-09-06 13:16 부처님이 반열반에 드시는 이야기와 그 후 제자들이 모여 그 가르침을 결집하는 장면을 끝으로 ‘부처님의 생애’를 다 읽었다. 부처님은 쭌다의 공양을 드신 후 설사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쭌다가 자책하지 않도록 또 이렇게 배려를 해주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하늘 위 하늘 아래 가장 존귀한 분인데 왜 하늘나라 약으로 병을 치료하지 않으십니까?”라고 묻는 비구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오래되면 허물어지지만 땅은 변함없이 평온하단다. 나의 마음은 땅과 같이 평온하지만 내 몸은 헌집과 같구나.”

    #books #조계종출판사 #부처님의생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