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18-12-31 23:45 올해도 ‘한해를 돌아보며’를 올리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정리가 필요함. 근데 귀찮다. 여기까지만 써놓고 내일 덧붙여야짘ㅋㅋㅋㅋ.
* 결국 2018년이 다 가고도 5일이나 지나 결산. 그러고도 다시 고치고,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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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많은 게 달라진 한해.
찾아보니 2018년의 목표는 '나와 상관없는, 그렇게 보이는 다른 생명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싶다'였는데 글쎄, 사실은 내 앞가림하느라 바빴지 다른 생명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한 게 별로 없네.
하지만 그 기반을 마련하는 한해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좋은 한해였다.

올해는 일을 하지 않았다. 알바를 하긴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딱히 일을 안하려고 한 건 아니고 그렇다고 구하지도 않았다. 파견이나 정직원 등등 제안이 있었지만 어떤 건 그냥 하기 싫어서 거절했고 어떤 건 하려다가 막판에 가서 엎어졌다. 나중에는 그냥 안식년인 셈 치자 생각했다. 올 한해 내게 일어난 변화는 아마 이렇게 긴 쉼 덕분일 것이다. 생애 가장 긴 게으름 속에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이나 하지 않았던 것들을 천천히 마음껏 했다.이런 과정에서 나타난 생각과 몸의 변화를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고, 나중에 다른 글로 다시 정리하자 하고 가장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변화에 대해서만 짧게 써놓고 보니 마치 불교 수행이나 명상의 목적이 마음의 평화를 얻거나 기쁨을 느끼는 등의 ‘효과’를 위한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민 끝에 모두 지웠다. 어쨌든 이 세가지는 내가 2018년 한해 동안 가장 애썼던 일이고, 덕분에 많은 게 달라졌고, 앞으로도 계속 달라질 것이다.

그림

연초에 워드프레스로 포트폴리오 갤러리를 만들고 몇년간 그렸던 그림들을 정리해두었다. 2월에 그림 강의를 듣다가 알게 된 스콧 맥클라우드의 '만화의...' 시리즈를 읽고서 삘받아서;; 몇년째 손놓고 있던 그림책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물론 처음부터 다 다시 그렸다. 플롯 역시 큰 줄기는 그대로지만 삶을 보는 시각이 4년 전과는 많이 달라져서(#이게다불교때문이다), 구체적인 맥락이 조금씩 다시 잡혀가고 있다. 맥락이 잡혀서 좋긴 한데 이렇게 모든 게 계속 변하다가 죽기 전에 그림책이 나올 수 있을지; 어쨌든 죽기 전에만 나오면 된다는 생각이라 일단 너무 일찍 죽지만 말자는 데 초점을 두고 있; #아아이게아닌데

고양이들

큰 탈 없던 한해였다. 2월에 루시가 가벼운 방광염에 걸렸다 나았고 7월에 방울이가 눈병에 걸려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이후로도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고 있다. 2년 전 황달이 와서 반쪽이 됐던 방울이는 올해 체중을 전반적으로 유지하다가 요즘 약간씩 늘고 있다. 구내염이 계속돼서 전발치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증세가 거의 없어져서 지켜보는 중. 이사 후 다섯마리 모두 전반적으로 눈꼽이 잘 끼는 느낌인데 혹시 돈 아낀다고 거실에 싸구려 페인트를 칠해서 그런가 하고 반성하고 있다ㅜㅜ. #집사가미안해 .

건강

7월까지 먹었어야 하는 타목시펜을 4월에 위빠사나 코스를 들어가면서 멋대로 끊어버렸다. 7월에 암 진단 5주년 기념(...) 검진에서 별 이상이 없어 '5년 생존자'가 되었다. 의사에게 약을 일찍 끊었다고 했더니 그대로 중단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2017년에는 천식에 끊임없이 시달렸는데 올해는 괜찮았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마다 전조 증세가 나타났는데 증세가 심해지기 전에 착실히 세레타이드를 사용했다. 11월에 1년 넘게 잊고 있던 부인과 검진을 했는데 이상은 없었고, 유방암 유전자 때문에 위험하니 하루빨리 난소절제를 하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5월부터는 눈에 잠깐씩 이상이 왔고, 나아졌다가 겨울이 되면서 증세가 계속되고 있어서 안과에 갔는데 '망막 앞막'이라는 진단을 받았다(엊그제 쓴 글).

이사

8월말 더 좁고 더 오래된 집으로 이사를 했다. 월세의 부담에서 얼마간 벗어남으로써 그동안 꿈꾸던 '더 적게 일하고 더 적게 쓰는' 삶의 기반을 마련했다. 오래된 집이라 이곳저곳 직접 손보거나 경비실 도움을 받아 고쳤고, 겨울에 추울까봐 이런저런 준비도 단단히 해두었다. 그런데 막상 겨울이 되니 하나도 춥지가 않아서 12월까지도 거의 난방을 안하고 지냈다.

얼마전 동거인이 집이 너무 춥다며 툴툴거려서 온도를 보니 20도. 예전에는 겨울에 보일러를 25도 이상으로 맞춰놓아도 항상 추웠는데 20도에서도 전혀 춥지 않다니! 방바닥은 차가운데 손발에서 항상 따뜻한 열기가 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 작년 겨울과도 또 다르다. 변화의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달라진 건 타목시펜을 끊은 것과 명상을 시작한 것 밖에는. (이렇게 자만하며 한파의 날씨에 며칠 싸돌아다닌 후 왼쪽 입술과 코 속, 눈가에 허피스 단순포진이 올라와 며칠을 고생했다ㅜㅜ. 몸은 추운 줄을 몰랐지만 장시간 추위에 노출된 얼굴 피부는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면역력이 떨어진 듯.)

불교 공부

불한당에서 도법스님과 함께 불교 경전 공부를 계속했고, 9월부터는 한달에 한번 남원에 있는 실상사에 내려가 공부를 했다. 연초에는 '개껌던지기'를 시작했고, 4월에 담마코리아의 위빳사나 10일 코스를 다녀왔다. 혼자 개껌던지기와 위빠사나를 계속 하다가 7월 초에 어쩌다 뚝딱 명상 모임이 만들어져서 선생님을 모시고 여럿이 함께 명상을 하고 있다.

2017년 연말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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