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22-12-31 14:15

2022-12-31 15:02

2022-12-31 15:16


2022-12-31 20:29 올해는 늦지 않게 연말 결산을 해보려고 어제부터 정리를 했다.
2022년을 잊을 수 있을까. 큰 산을 여러개 넘은 느낌이다. 그냥 하루 하루, 한발 한발 집중해서 걸었다.

작년 7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년 4개월간 한 회사에서 일했다. 일에 대해서는 11월 말에 쓴 글로 대신한다.
내년에는 새로운 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될 수도 있고, 올해 하던 일도 이어서 할지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기대가 된다.

고양이, 전세 재계약, 코로나

힘겨운 여름이었다. 7월 9일 방울이가, 8월 3일 루시가 세상을 떠났고, 8월 말 새로 전세 대출을 받아 전세금 올려 재계약을 하고(프리랜서의 신분으로 국가 지원 대출 받느라 속 많이 썩었다ㅜㅜ), 그리고 바로 난소난관자궁절제 수술이 잡혀 있었는데 코로나에 걸려서 수술이 12월로 연기되었다. 어쩌면 그때 코로나에 걸린 게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 수술을 했다면 지금처럼 한 달 정도 쉴 만한 경제적 여유도, 몸을 추스릴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건강

초봄부터 난소암인 줄 알고 전전긍긍했던 하복부 통증은 아마 프로바이오틱스 부작용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때 이모가 권해준 레스베라트롤을 먹기 시작했고, 싱클레어 박사의 <노화의 종말>을 읽게 되었고, 그리고 NR, NMN, 피세틴 같은 노화방지제들을 먹어봤다. 늦봄에 눈가 경련이 시작돼서 꽤나 신경이 쓰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피세틴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지금은 NMN, 레스베라트롤, 비타민 D3+K2, 그리고 몇가지 senolytic 영양소들을 복용하고 있다(덕분에 아이허브에 갖다 바치는 돈이 많이 늘었다). 노땡도 함께 먹고 있는데 자세라든가 얼굴에서 늙어가는 느낌이 조금 사라진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6월에 지연성알러지 검사(IGG) 결과에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반응이 높게 나와서 고기를 거의 끊었다. 고기를 안먹어도 별 문제는 없는 것 같다.


요가는 꾸준히 했지만 그다지 진전이 없었고 십년 만에 중년 증상이 다시 나타나서 barre를 간간이 다시 하기 시작했다. 난소암 걱정 덕분(?)에 오랫동안 미뤄온 난소난관제거 수술을 하게 되었다. 수술 후 19일이 지난 지금 94% 정도 회복되었다. 여러 모로 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한 해였다. 수술과 함께 갱년기가 시작되었으니 내년엔 운동을 좀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가계부를 살펴보니 작년에 가계부 '고양이' 카테고리에 들어간 돈이 천만원이었는데 올해는 그보다 많이 줄었...


11월까지 일하고 12월은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비가 들어갈 거라 가능하면 카드 값을 아껴놔야겠다 싶었고, 다행히(...) 집 엘리베이터 공사도 있어서 택배 주문을 할 수가 없어서 돈을 쓰지 못했다. 그 결과 12월 지출이 평소 보다 120만원 정도 줄었다. 딱히 아껴썼다기 보다는 평소에 엄청 쟁여둔 걸 파먹어서인 듯;; 하지만... 2021년부터 2년을 쉬지 않고 일해서 빚도 갚고 피부과도 가고 했는데 전세금 올려주고 나니 또 빚이 생겨서ㅜㅜ 내년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수행

방울이와 루시가 떠났을 때 슬프고 힘들었지만 2년 전 키키가 갔을 때처럼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않았던 건 아니고 덜했다. 방울이가 갑자기 갔을 때는 광명진언을 만 번도 더 외운 것 같다. 하지만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내 안의 안도감 혹은 평안함이 조금씩 점점 확고해지는 걸 느꼈다. 한번에 되지는 않는 거 같다. 적어도 나는. 공부한 것들을 조금씩 삶에 적용하고, 확인하고, 또 다른 곳에 적용하고,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가고 있다.

이전까지는 내 안을 많이 바라보았는데 올해는 조금씩 바깥을 봤나 보다.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지만 말이다. 그 전에는 몰랐던... 나를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따뜻하고 다정한 울타리들을 보았다. 그 울타리들을 이루는 한사람 한사람이 고마웠고, 나도 그 울타리를 이루는 일부라는 사실이 제일 좋았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나의 지구 동료들이여.
새해에도 평안하기를 바랍니다.

* 2021년 연말 결산▶
작년 목표 잘 지켰네. 운동하고, 걷고, 검진도 제때 했고. 근데 한시간에 10분 스트레칭이나 산책하는 건 하지 못했다. 일하다 보면 그렇게 되지가 않더라.

2022-12-31 21:55

2022-12-31 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