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 2017-08-10 23:22 오늘은 운동 대신 노땡이 준 '우주의 구조'를 읽다 자련다. 얼마나 잘 썼길래 이렇게 난리들인지 어디 한번 봅시다.
    #books #우주의구조​​

  • 2017-08-13 '카뮈는 물리적 질문을 인간의 삶과 분리하여 부차적인 문제로 간주했지만, 지금의 나는 물리적 질문이야 말로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카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형이상학적 문제들도 그 근본을 추적하다 보면 결국 물리적 실체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현대물리학을 고려하지 않고 존재의 근원을 지적하는 것은 어두운 방에서 알지도 못하는 적을 상대로 씨름을 벌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주변에 모든 사물을 물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의 감각이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책의 목적은 시간과 공간의 진정한 모습과 그 결과로 나타나는 이 우주의 실체를 가장 최신 버전의 물리학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 2017-09-11 22:34 그냥 읽어나가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처음부터 읽으며 노트에 정리하기 시작했다. 1장에서는 카뮈로 시작해 1600년대의 뉴턴부터 최근의 '초끈이론'까지 한번 쭉 짚어준다.
    "9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이라니(반야심경의 "구세십세호상즉"이 생각난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여분의 차원이 어딘가에 숨어 있다"니.
    "우리의 눈에 보이는 세계는 진정한 실체가 아니라 실제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니!
    엄청 기대됨.
    #books #우주의구조 #theFabricOfTheCosmos

    지금 보니 원제목과 부제도 너무 멋져.
    The Fabric of the Cosmos
    - Space, Time, and the Texture of Reality
    하아아.​

  • 2017-09-26 00:08 비슷한 얘기라도 어쩜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쓸 수 있지? 스티븐 호킹이 쓴 '위대한 설계'​도 나같은 문외한 대상으로 쓴 책이라 읽을 만 하긴 했지만, 이 책과는 비교가 안된다. 그 다음 얘기, 그 다음 얘기가 드라마나 웹툰보다도 더 궁금해. 흥미진진해.
    괜히 난리들이 아니었구먼.
    #books #우주의구조​

  • 2017-10-11 00:23 ‘빛의 속도가 누구에게나 일정하게 보이려면 한 관측자가 특정한 거리와 시간 간격은 그에 대해 움직이고 있는 다른 관측자의 측정값과달라야 한다. 이것이 바로 특수상대성이론의 출발점이었다.
    ...
    임의의 물체의 속도(공간이동과 시간이동을 조합한 속도)는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광속(빛의 속도)과 같다는 것이다.’
    -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낸 거지.

    ‘신은 미묘한 존재지만 우리에게 해악을 끼치지는 않는다(Subtle is the Lord, mallicious He is not). 특수상대성이론처럼 완벽하고 우아한 논리가 이론적으로 가능하면서 실제 우주는 그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신은 우리를 갖고 놀면서 심술궂은 장난을 치고 있는 셈이다. 아인슈타인은 만물의 창조주인 신이 그런 식으로 인간에게 해악을 끼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정도로 자신의 이론에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books #우주의구조
  • 2017-10-24 23:54 바빠서 오랫동안 책을 놓았다가 다시 읽으려니까 “와 아인슈타인 천재네 부럽다” 감탄했던 기억만 나고 뭔 외계어인지 한나도 몰르겠음ㅋㅋㅋㅋ. 그래서 다시 돌아가 메모하며 읽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나온 데까지. 메모는 했지만 87 퍼센트 정도만 이해하고 있다. 이 뒤에 ‘중력’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일반상대성이론이 탄생하는 얘기가 나온다.

    다른 책은 읽으면 잠이 오는데 이 책은 읽으면 잠이 깨네. 하지만 어차피 많이 읽어도 나중에 기억을 못하므로ㅋㅋㅋㅋ 여기까지만 읽고 아인슈타인 할배를 생각하며 머리속으로 복습을 하다 잠들도록 하자.
    #books #우주의구조​

  • 2017-12-01 00:39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다룬 3장을 겨우 다 읽었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1/5.

    중력을 고려하지 않았던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나아가 ‘중력 = (빛의 속도로) 가속운동’이라는 것을 밝히고(우리는 지금 빛의 속도로 가속운동을 하고 있다. 사과가 땅으로 떨어진 게 아니라 지구가 사과를 향해 달려올라간 것이다.라고 주장함), 중력의 현현으로써의 ‘시공간’을 규정한 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이다(이렇게 어렵게 쓰고 싶지 않았는데. 어렵게 쓴 건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숙해있는 3차원의 공간, 그리고 공간과 상관없이 분리된 시간의 개념 대신, 공간과 시간이 분리될 수 없는 실제적인 ‘양’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시공간’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말을 이해한다 해도 그것이 어떤 실체적 존재로 머리 속에 형상화되지 않기 때문인 듯. 텍스트로 운전을 배우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 책에서도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으로 한 차원 줄이고 거기에 시간이라는 차원을 넣은 일러스트레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물질(=에너지=중력=가속운동)의 존재에 의해 공간이 휘어진다는 설명에 이르자 머리 속은 이미 혼돈의 카오스(그림을 보면 더 헛갈림ㅋㅋㅋ). 노땡 말대로 다 이해하거나 기억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빨리 쓱쓱 읽어야 하나 싶기도.
    #books #우주의구조​

  • 2017-12-10 14:12 양자이론을 다룬 4장 ‘얽혀있는 공간’을 읽기 시작했다.

    1930년대까지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모두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고 우리가 제대로 관측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제대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결정론적 우주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1927년 막스 보른은 ‘미시세계에서의 물리학은 확률에 의해 지배된다’는 ‘확률파동’(원어가 뭔지 궁금한데 책에 안나와있음)을 내세웠다.

    모든 물리적 조건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해도 100% 정확히 입자의 위치를 결정할 수 없으며,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이다. 빛(혹은 다른 무언가)을 이용한 관측이라는 행위 자체가 대상의 위치 혹은 속도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대상의 위치와 속도 양쪽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 쪽은 ‘아무도 달을 측정하지 않는다고 달이 그곳에 없다는 것인가?’라며 반박했다.

    이 논쟁으로 얼마전 #불한당 모임에서의 논쟁이 따올랐는데, 한쪽은 ‘내가 죽으면 시간이니 공간이니 우주 같은 것들이 다 없어진다’고 주장했고 또 한쪽은 ‘시간과 공간은 객관적 실체이며 나의 존재와 상관없이 그곳에 있다’고 주장했다. 모임의 주제와 상관없는 논쟁이라 도법스님의 핀잔을 들으며 중간에 끊어졌는데ㅋㅋㅋㅋ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불한당에서 다시한번 얘기해봐야지.

    이렇게 아인슈타인 진영(EPR)과 양자이론 진영의 ‘선불교같은 추상적인’ 논쟁이 이어지다가 1964년 존 벨(John Bell)이라는 사람이 이 논쟁을 검증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실험을 제안했다고 한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과학 역사상 가장 심오한 발견’이라고 일컬어지는 그 획기적인 실험에 대해 읽기 전에 일단 점심을 먹자.
    #books #우주의구조​​​

  • 2017-12-11 12:54 1964년 존 벨(John Bell)이 제안한 ‘과학 역사상 가장 심오한 발견’이라는 실험을 이 책에서는 멀더와 스컬리의 티타늄 상자 얘기로 흥미롭고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지만 나는 두번을 반복해 읽고 왜 상자의 구멍이 두개가 아니라 세개이어야만 하는지 구멍 두개와 세개일 때의 결과를 각각 시뮬레이션해본 후에야 이해했다...).

    이 책의 영리한 점 중 하나는 나같은 일반인(도 여러 수준이겠지만)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 등장할 때마다 이렇게 친근한 대중문화의 컨텍스트를 빌어 설명해주는 것. 또하나는 쭉 읽어나가다가 ‘그렇다면 이런 건 왜지...?’라는 의문이 들만한 시점에 저자도 똑같은 의문을 제기하고 얘기를 풀어나가는 것.

    어쨌든 상자의 구멍은 두개가 아니라 세개이어야 했다. 거기에 이 실험의 핵심이 있다. 이 실험은 여러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제안하고도 몇년이 지난 후에야 실제 실험이 가능했고, 그 결과 물체의 속성은 관측과 상관없이 미리 정해져있다는 아인슈타인 진영(EPR)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실험의 결과에서 쌍을 이룬 입자들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있다 해도 서로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양자적 얽힘(quantum entanglement)’ 현상이 입증되었는데, 그 과정(관측당하는 시점에 다른 곳의 확률파동이 급격히 붕괴되는 현상)을 구체적으로 밝혀낸 사람은 아직 없다. 그 원인도 논쟁 중이다.

    이제 2부 ‘시간과 경험’으로 넘어간다.
    #books #우주의구조

    제일 이해가 안가는 건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노땡은 십년도 더 전에 읽고서 왜 그동안 나한테는 알려주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베란다 책꽂이 한 귀퉁이에서 십년 동안 바래가고 있었음ㅋㅋㅋㅋ

  • 2018-01-05 00:03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이라기보다 모든 순간들이 한꺼번에 꽁꽁 얼어붙어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에 가깝다.’
    - 모든 사건은 이미 고정되어 있고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사건들이 얼어붙어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시공간) 안에서 이동하면서, 각자의 위치와 이동 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지금’을 느낀다. 이 개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시간의 개념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이 개념을 창시한 아인슈타인 조차 개념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위안...).
    그런데 이건 엄청난 운명론일세.
    #books #우주의구조​

  • 2018-01-07 23:58 6장에서는 ‘시간은 왜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가’를 얘기하고 있다(정말 왜 우린 과거로 돌아갈 수가 없는 거냐? 생각해보니 궁금한 것 투성이다).

    1. 뉴턴 등의 고전 물리학 이론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구분할 수 없다.
    2. 그런데 현실에서는 ‘모든 물리계는 저-엔트로피 상태에서 고-엔트로피 상태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열역학 제2법칙이 적용된다.
    3. 이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시간이 흐른다’는 시간의 방향성을 시사한다.
    4. 그러나 1. 뉴턴의 운동법칙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지 않으므로 시간이 흐르면서 고-엔트로피로 이동한다는 2, 3의 개념은 시간이 과거로 흐를 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5. 그런데 이것은 우리가 인지하는 현실과 모순된다.

    여기까지 이해했으나 이후에 나오는 이 ‘10시 30분에 부분적으로 녹은 얼음’의 설명(사진)을 도대체 이해하지 못하고ㅜㅜ 그 뒤의 빅뱅과 중력, 블랙홀, 엄청나게 저-엔트로피 상태의(=고도의 질서를 갖춘) 초기 우주까지 읽어나갔다.

    결론은 ‘미래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며, 시간이 흐르는 방향은 고도의 질서가 갖춰진 극저-엔트로피 상태의 초기 우주에서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는. 그렇다면 초기 우주는 또 왜 그토록 완벽한 질서를 갖추고 있었나? 이건 뒤에 나올 예정이라고. 생각해보니 그것도 궁금하네. 75% 밖에 이해 못해도 여전히 흥미진진한 놀라운 책이다;;;
    #books #우주의구조​

  • 2018-02-08 18:58 '기존에 양자물리학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양립할 수 없는 두 관측량을 동시에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양자를 측정하는 행동이 양자상태를 붕괴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법칙을 깨고 두 관측량을 동시에 측정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며 밑에 그림도 나오는데 어떻게 이게 가능했는지 이해가 안갈 뿐이고... 브라이언 그린 같은 아저씨가 우리집에 있어서 이런 거 물어볼 때마다 호머심슨 리사심슨 멀더와 스컬리 운운해가며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
    #우주의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