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19-08-06 16:15 인터넷/공유기 교체 후 프린터와 NAS IP 재설정의 긴 여정(길고 자세함 주의)

얼마전 인터넷을 100메가에서 500메가로 바꾸고 10년 넘게 써온 벨킨 공유기도 KT에서 공짜로 주는 걸로 바꿨다. 그동안 랩탑과 아이폰 아이패드를 무선으로 잘 쓰다가 어제 사진 백업하려고 공유기에 연결된 nas를 불러보니 안뜸. NAS 프로그램에서 인식은 되고 오류 메시지에 "IP가 맞지 않아서..." 어쩌고 뜨더라. 혹시나 하고 프린터도 살펴보니 얘는 네트워크에서 아예 인식을 못함.

랜선을 확인해보니 nas 랜선은 공유기 비슷하게 생긴 안테나 없는 기기에 끼워놨고 프린터 랜선은 그냥 빼놓으셨(뭐지...). 방문했던 기사님 휴대폰 번호가 있길래 문자로 문의했더니 '어느 쪽이 공유기냐'는 문의에만 '안테나 있는 쪽이 공유기라서 거기에 끼워야 한다'고 대답하심. 그런데 왜 다른 쪽에 그것도 하나만 끼워놓고 가셨나요😭;

이미 두군데 다 끼워봤지만 안되던 참이라 KT에 전화했다. 상담원 말대로 공유기+비슷하게 생긴 기기(변환기라고)를 재시작했고, 혹시 무선만 되고 유선이 안되는 건가 싶어서 무선으로 쓰던 랩탑을 랜선으로 공유기에 연결해보았다. 유선 인터넷이 문제 없이 된다. AS를 신청했다. KT 인터넷과 관련 없는 문제로 부르면 11000원 호출비가 나오고 문제를 해결할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그래도 신청했다.

1. 프린터
AS 기사가 오려면 아직 멀어서... 혼자 해결해볼까 싶어 랜선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후 프린터부터 공략.
먼저 프린터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다시 깔았는데, 테스트 페이지까지 설치가 됐는데도 이후 'HP 웹서비스' 등록에서 계속 프린터를 찾지 못했다. 스캐너도 되지 않았다(좌절 #1). 스캐너 오류 메시지에 방화벽 어쩌고 나오길래 윈도우즈 방화벽 설정(시작메뉴 > 설정(톱니바퀴) > 업데이트 및 보안 > Windows 보안 > 방화벽 및 네트워크 보호 > 방화벽에서 앱 허용)에서 개인과 공용 네트워크 둘다 HP 관련 앱의 방화벽을 열어줬지만 되지 않았다(좌절 #2).

프린터 LCD 창에 뜬 IP 주소를 브라우저에 치면 프린터 설정 페이지로 들어가는데, 찾지 못했다. IP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검색해보니 공유기를 바꾸면 IP 주소를 초기화해줘야 되는 것.
HP 홈페이지를 보니 꽤나 복잡한 과정(그것도 프린터마다 다름...)을 거쳐 프린터의 IP를 초기화하고 PC에서 다시 프린터 IP를 변경해줘야 한다.
지금 21세기인데... 이런 것 하나 자동으로 못잡음? 하아아.

이렇게 해서 192.168... 로 시작하던 IP가 172...로 바뀌었고, 핑도 먹었고, 브라우저에서 IP 쳐서 프린터 설정에 들어가 바뀐 IP를 확인했는데도 스캐너는 계속 되지 않았다(좌절 #3). 저 사이트에 보면 그럴 경우 5번의 드라이버 재설치를 하라고 해서 드라이버 삭제하고 재설치를 했더니 드디어 'HP 웹서비스'에 등록이 정상적으로 되고 설치가 끝나고(두근두근...) 스캐너 프로그램을 실행했는데 성공! 그러니까 프린터+스캐너 복합기인데 프린터는 IP 설정이 기기와 sw에서 지원이 되고 스캐너 IP 설정은 또 별도인데 이건 드라이버를 재설치해야 한다는 얘긴가...😳

2. 이제 NAS.
NAS의 경우 역시 고정 IP로 설정되어 있어서였던 듯. 하지만 오류 메시지에서 'IP 설정 수정'을 눌러도 설정 화면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좌절 #4).
이 글을 보니 공유기를 바꾸기 전에 고정 IP 설정을 DHCP(IP 자동 할당)으로 설정했어야 하는 거였다(좌절 #5). 지금 생각하니 당연한 게, 설정 화면에 IP 주소로 접근하는데 IP 주소가 틀리니 설정 화면 자체에 접근할 수 없었던 것. 21세기에 이런 바보같은 문제로 고객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게 말이 되냐? 하아아.

재활용 쓰레기통을 뒤져 이전 공유기와 어댑터를 다시 꺼내왔다(노땡이 없어서 주말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지 못한 게 이렇게 다행일 수가. 근데 이거 재활용 쓰레기로 버리는 게 맞나 하는 뒤늦은 의문이;;;). 이전처럼 공유기와 NAS를 다시 연결하고 공유기 설정 화면에 접근하려는데 어쩐지 접근이 안되고 이상한 문자만 뜸(좌절 #6). 생각해보니 DHCP(IP 자동 할당)은 공유기에서만 설정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윈도우즈 > 무선 네트워크에서 공유기 정보를 찾아보니 IP 할당은 이미 자동으로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NAS에서 고정 IP가 설정되어 있다는 이야기. 기억을 더듬어보니 외부 접근이 가능하도록 고정 IP를 설정했던 기억이 가물가물 떠올랐다(이 NAS 산 지 10년쯤 됨). NAS 설정 화면에 들어가(아이디 비번이 생각나지 않아서 한참 헤맴) 유동 IP로 바꾸고 저장했는데 저장이 되지 않음(좌절 #7).

알고 보니 계속 같은 문제. NAS 설정 화면 자체가 IP로 접근하는데 유동 IP를 설정하는 순간 IP가 바뀌고, 현재 보고 있던 설정 화면의 주소가 무의미해짐. 그래서 저장이 안됨. 하아아. 이 무슨 뫼비우스의 띠 같은;;

일단 현재 화면에서 로그아웃한 뒤 NAS 앱에서 IP 주소를 알아내 브라우저에서 다시 이 주소로 설정 화면에 들어가서 유동 IP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 이제 옛날 공유기를 끄고 새 공유기를 켠 후 NAS와 연결(두근두근...) 후 다시 켬.
짜잔.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옴.
KT에 전화해 AS 취소함.

이 모든 과정에 어제 오후부터 오늘까지 거의 2+3=5시간이 걸림. 올 여름 가장 더운 날, 실내 온도 31도인데 공유기며 이것저것 테스트하느라 남는 콘센트가 없어서 에어컨도 못켜고 다섯시간을. 사실은 더운 줄도 몰랐다.
장하다 나님이여.
징하다 21세기의 IT 환경이여.

#shopping #인터넷교체 #IP변경

* 그리고 다음날 아침 방문 기사님께 이런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이렇게 해결했으니 앞으로는 공유기를 교체하실 때 고객들에게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문자를 보내드렸다(대답은 없었음;;;).

새 공유기+기가 변환기(?)

​십년 넘게 쓴 벨킨 공유기. 혹시 몰라서 버리지 않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