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난말야. 내가 무게도 없고, 될수 있는 한 작았으면 해. 아주 작고, 가벼워서,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고, 그냥 구름처럼, 흘러다녔으면 해.
아참, 구름도 무게가 있다지?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하늘에 떠있을까? 궁금하지만 어쨌든 그렇다고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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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라는 영화를 봤다. 지진희라는 남자배우가 출연했다는 말에 보게 되었다. 난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가 연쇄 살인범 '신현'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는 연쇄 살인범의 최면에 걸려 살인을 저지르는 강형사였다.

연쇄살인범 신현(조승우)은 내가 아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 그는 정말로 cool한 사람이었다. 그를 안지는 꼬박 10년이 되어가지만 만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는 내가 알아왔던 사람들 중 가장 해맑은 웃음을 지닌, 그리고 가장 '가벼운' 남자였다. 가볍다는 것은 물리적인 의미이다. 아마 그는 지금의 나보다도 가벼웠으리라.

그는 아마도 내가 알아왔던 남자 중 가장 해박한 지식과 예의를 갖춘 남자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현의 웃음은 그의 웃음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그를 볼때마다 항상 하얀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위에 파랑, 검정, 붉은색을 마구 칠할 수 있는 그런 '아무것도 없는' 상태의 하얀 색이 아니었다. 그는 하얀색 그대로, 아무것도 감히 더해질 수 없을 하얀색이었다.

주위에 누가 있어도 그와 어울릴 수 있었다. 그는 누구와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는 약하면서도 강했다. 그는 상처입지 않았다. 그는 항상 웃고 있었다. 그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매사에 거슬리지 않았다. 많은 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그는 많은 사람들을 이끌었다. 사람들은 그를 좋아했고, 나도 그를 좋아했다.

그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