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게으름피우기

잡글.blarrr 2003. 8. 21. 14:11

정말 우울한 날에, 우울한 하늘이다.
숙취는 풀리지 않고, 술먹고 한 짓거리들 또한 우울하고, 게다가 예정에도 없던 일이 생겼는데 내일 오전까지랜다.
뎅장!
그래도 친구랑 메신저로 `뭐, 좀 놀다가 해도 되지 않을까?` 어쩌고 하면서 수다떨고 있으면, 그런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생활이라는 것의 무거움이 조금 우스워지기도 한다. 다행히도.

내 침대에서 내 베개 냄새를 맡으면서 알몸으로 뒤적거리다가 달콤하게 잠들고 싶다. 눈을 뜨면 누군가가 입가에 웃음을 띤 채 날 바라보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난 누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이 참 좋다.

어렸을때도 귀여운 아이가 아니었으니 누가 머리를 쓰다듬어줄 일도 없었고, 머리를 쓰다듬는 건 둘째치고 누군가가 나한테 관심을 가져주는 것 조차도 귀찮고 싫었다. 난 항상 혼자서 조용히 눈에 안띄게, 공부를 하고, 걷고, 밥을 먹고, 앉아있고, 그랬던 것 같다. 이제 다 컸는데, 누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이 얼마나 기분좋은 일인지 알았는데, 이렇게 커버린 다음에야 누가 머리를 쓰다듬어줄 일이 별로 없게 되어버렸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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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GothicBoi 2003.08.21 16: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중에 누가 Hey Honey 하면서 매일 쓰다듬어 주게 되지 않을까요?인생이란 반전의 연속이에요. 실망하지 마시고 기운내세요!!!(비 탓인지 여기저기 우울하신 분들이 많이 보이는 듯)

  2. BlogIcon 뾰족이 2003.08.21 1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룽게인 매일 착하다는 주문과 함께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를 요구하곤 하지..그럴때마다 충실히 주문에 걸려들지만... ㅋㅋ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행위두 일종의 스킨쉽이 아닐까 생각된다.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동종의 인간에게 위로를 받으니 말이다. 부모와의 스킨쉽, 연인간의 스킨쉽, 또래집단간의 스킨쉽이 그 사람의 인성에 많은걸 주는거 같다. 또하나 스킨쉽과 함께 빠뜨릴수 없는건 대화지.. 아주 솔직담백한..이 두가지요소만 있음 험한세상을 헤쳐나가는데 큰 힘이 되지않을까.?? ^^;

  3. BlogIcon 뾰족이 2003.08.21 18: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히 연인사이엔 더더욱. ㅋㅋ 커버린 너로선..

  4. BlogIcon 뾰족이 2003.08.21 1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커버린 -> 늙어버린. 에이 코멘트는 왜 수정기능이 없는거야.

  5. BlogIcon yuna 2003.08.21 1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것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