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정말 일찍 일어나 아침 회의에 참석하고
배부르고 맛나게 저녁을 먹고
하루 할일을 산뜻하게(는 아니고 야근 끝에 비교적 산뜻하게) 끝마치고
콧노래까지 부르며 선릉 옆길을뛸듯이 가벼운 걸음으로 걸어서 집에 왔다.

왜up이 되었나?
그것은 나도 모른다 :O
......
의심이 가는 것이 있긴 하지만.

내가 몇달간 체크해온 바, 나를 죽도록 절망에 빠뜨렸다가 다시 꺼내어 바람에 빨래 날리듯이 기분좋게 펄럭이게 하는 그것은,
일도, 연인도, 음식도, 그 무엇도 아닌, 바로 호.르.몬.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것은 느리지만기분나쁠 정도로 정확하고 정기적인 기분의(삶의) 상승과 하강 곡선을 그려대고 있다.

어쨌거나, 오늘, 세상 아무것도, 누구도 이 `업`된나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니,
밤길을 걸으며 또한번 나는 내가 좋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속지 않았다.
이것 역시 지나갈 것이고, 열흘이나 보름쯤 후에 내가 어떤 지경에 있을지는 나도 모른다. 내가 어쩔 수 없는일인 것이다(어쩌면 조금은.... ? -_-).

다만, 그 무섭고도 긴 절망의 나날들을 위해 오늘을 기록해둔다.
오늘처럼 아무데도 아프지 않고, 발걸음이 가볍고, 괜히 웃음이 나던 날도 있었다는 것을.
`뭘 그렇게 고민해. 그냥 열심히 살면 되쟎아. 어떻게든 될거야`라고 생각되는 날도 있었다는 것을.
나는 비교적 좋은 사람이고, 나를 걱정해주거나,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거나, 나를 필요로 하는 친구들도 있다는 생각에(착각에) 기뻤던 날도 있었다는 것을.
달콤한 땀냄새, 딸기향 샤워젤 거품으로 흘려보내며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야`라고 생각했던 날도 있었다는 것을.
무엇보다도, 이런 모든 것들이 다, 다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니라는 것을.

그 절망의 날들에,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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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三角地金氏 2003.10.21 2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일을 씹은건 아니랍니다.제가 메신저를 잘 사용하지 않기에...미안합니다.내일이라도 당장 등록을 하겠습니다.

  2. BlogIcon yuna 2003.10.21 2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힛힛힛...

  3. BlogIcon 몽당연필 2003.10.22 1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업되었습니다.감사.. ^^

  4. BlogIcon yuna 2003.10.23 1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맘대로님 반가워요.전 회사가 선릉쪽이에요. 퇴근길에 선릉 옆을 지나가곤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