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나는 TV가 없다.
명절때 고향에 오면TV를 보게 되는데, 가끔, 정말 가끔 TV가 나를 감동시킬 때가 있다...

좀전에 EBS에서 화가 김점선씨를 만났다.
내가 그녀의 작품을 본 것은 홍대앞 어느 이태리레스토랑에서 `점선`이라고 쓰여진 커다란 그림들을 본 것이 전부다(바로 왼쪽의 이 그림).
아, 바로 저사람이 그린 거였구나 하고 채널을 고정시키고 보다보니,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점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녀에게서, 그녀의 그림에서, 내가 꿈꾸는 모든 것, 자유로움,평화, 행복, 솔직함, 당당함이 묻어난다.
사는 것이 두렵다. 어떤 두려움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덜해지긴 하지만, 그만큼 또 더해지는 두려움도 있다.
그녀의그림, 그녀의 삶이 그런 나를, 다독거린다.
저렇게 살 수도 있는 거구나. 두려워할것이 없구나. 하고 기운을 내어본다.

그러나... 부러운 것.
이제는 작고했지만 항상 든든한 후원자였다는 남편.
더럽고 초라한 행색으로 초등학교 앞으로 마중을 나갔어도 엄마를 보고서 입이 귀까지 찢어지며 반가워했다던 아들.
부럽다. 하지만 뭐,내 삶에 그런 복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하는 수 없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진 않겠다.

대학로 정미소 갤러리에서 2월 29일까지 김점선씨의 전시회가 열린다고 하니, 언제 주말에 그동안 별러왔던 `19 그리고 80`(박정자씨 주연)을 본 후 전시회까지 보고 오면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