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개 인형

고양이.cats 2011. 6. 25. 23:15

지하철에서 오천원 주고 산 '눈에서 사악한 빛을 내뿜으며 짖고 구르는' 개 인형.
집에 온 뒤 두번 짖은 후 목소리를 잃었고,
몇번 구르고 나니 움직이질 않았다('건전지 포함' 오천원이었는데).
건전지를 갈아끼우고 나니 미친 듯 씽씽 굴러다니며 축 처진 우리집 뚱땡이 고양이들을 긴장시켜서 난 좀 신이 났다.
근데 좀있다 보니 코가 떨어져 나갔고,
며칠 있다 지지한테 얻어맞고 트릴로에서 떨어져서 다리가 부러졌다.
눈의 불은 꽤 이후까지 뿜었다.
좀 오래 구르다 보면 뱃 속에서 뭔가 타는 냄새 같은 것도 났다.

그 후 여름이 되면서 에어컨 리모콘에 건전지가 다 떨어져서 이 개의 뱃속에 있던 건전지를 빼 리모콘에 넣었고, 개는 방 한 구석에 처박혔다...가 가끔 내 손에 잡혀 으르렁거리는 야수로, 때론 형들의 사랑을 갈구하는 막내동이로 변신해 고양이들을 또다시 의혹(저것, 살아있었나)+뭥미(저것은 왜 우리의 똥꼬 냄새를 맡으려 하나)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요새 이러고 논다.. 아니, 원래 이러고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