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로고나 제품들을 좋아한다. 작년 가을 로고나 제품 사용기를 올렸고 그 후로도 비올로기쉬에서 두번인가 더 주문을 했는데, 그때마다 마음에 한 구석에 계속 걸렸던 게 있다. 이 제품들이 너무 먼 곳에서, 게다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비행기'를 타고 배송되어 온다는 것, 그래서 제품 가격보다 배송비가 더 든다는 것(사실 문제는 이거다. 너무 비싸다는 것 -_-). 한국 로고나에서 구매한다 해도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좋은 물건을 사는 데 가격을 따지지 않는 편이지만(돈도 없으면서;) 그건 좋은 물건 자체에 돈을 지불할 때 얘기지 쓸데없는 비행기 삯으로 돈을 뿌리면서 게다가 지구까지 오염시키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이런 좋은 브랜드가 있는 나라에서 이런 좋은 제품들을 엄청나게 싼 가격에 사서 쓸 수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ㅜ.ㅜ... 그간 쓰던 제품들이 다 떨어지는 대로 하나하나 국내 제품들로 바꾸거나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아래 내용은 그렇게 찾아서 써본 국내산 천연 화장품/세정용품들의 사용 후기이다. 

결론적으로다가 로션이나 에센스를 제외한 모든 세정용품이나 화장품을 국내산 제품으로 바꿔도 별로 무리가 없었는데 그것은 대부분 자연의벗'이라는 회사 덕분이다. 이 회사는 위에서 말한 제품들 외에도 화학적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각종 화장품들을 생산하고 있는데, 로고나처럼 인증된 유기농 원료를 쓰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보고서들을 보면 꽤 믿을 만한 것 같다(언젠가 천연화장품을 다루는 티비 다큐멘터리에서도 나왔다고 하는데 못봤음). 앞으로도 건승하길 바란다. 유기농 인증도 제대로 좀 받고.

하지만 이런저런 제품들을 쓰고 내 몸의 상태를 관찰하면서 깨닫게 된 좀더 중요한 사실은(사실은 이것 때문에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좀 덜 써도 되겠구나'라는 것이었다. 즉 '깨끗함에 대한 강박증을 좀 놓아버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지난번에 단식을 할 때 보니, 곡물 가루 세안제로만 세안하고 비누나 샴푸를 거의 쓰지 않았는데도 냄새가 나거나 더러운 느낌이 들지 않았다(내 생각엔.. 그랬다 -ㅁ-;). 그러고보니 자연 상태의 건강한 동물들이 비누나 세제 없이도 몸을 깨끗이 유지하는데 자연의 일부인 사람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샤워를 하거나 머리를 감을 때 샴푸나 비누를 전혀 쓰지 않는데 나이에 비해 오히려 머리결이 더 건강하고 몸에서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난다. 채식과 소식을 하는 분들은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대개 얼굴에서 빛이 난다. 내 경우도 샤워는 매일 하지만 이젠 비누는 일주일에 두번 정도 밖에 쓰지 않는데,별로 문제는 없다(내 생각엔.. 그렇다 하하하 -ㅂ-;;;).

체취가 유달리 많이 나는 사람들을 보면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가끔 많이 피곤할 때 발에서 냄새가 나곤 한다. 아무리 세정력이 강하고 거품이 많은 비누나 세제로 매일매일 몸 바깥을 씻어낸다 해도 몸 안에서 나오는 나쁜 냄새를 없앨 수는 없다. 게다가 이 세정제란 것들이 아직까지 그렇게 똑똑하지는 못해서 몸의 더러움 뿐만 아니라 모발이나 두피, 피부의 보호막까지 벗겨버리기 때문에, 아무리 영양가 많은 린스를 쓰고 바디로션을 바른다 해도 피부는 민감해지고 머리카락은 얇아지고 약해지고, 급기야는 푸석거리며 부서지거나 빠져버리게 된다.

약삭빠른 소비재용품 회사들은 (우리 몸을 이렇게 만든 주범인 주제에) 또다시 이 모든 걸 씻어주고 덮어준다고 주장하는 제품들 - 독한 세정제, 인공의 향, 화학적 물질 덩어리인 데오드란트, 피부와 모발을 '코팅'해준다는 각종 화학 제품과 약품들 - 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 중 대다수가 생각해보면 정말 쓸데없는 것들, 그러니까 우리에게 '건강함'이나 '깨끗함'이나 '아름다움'에 대한 적절치 않은 해법을 제시하는 것들이다. 문제는 이것들이 만들어지고, 팔리고, 몸에 발라진 후 다시 씻어내어지고, 그리고 폐기되기까지 우리 몸 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것이다(이에 관해서는 최근 읽은 책 '노 임팩트 맨'에 상세하고도 재미있게 나와있다).


미국 일대에서는 고환에 미성숙 난자가 들어있는 암컷 물고기들이 점점 더 자주 발견되고 있다... 우리 몸은 적은 양으로도 수컷 물고기를 암컷으로 바꿀 수 있는 화학물질, 즉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오염되어 있다고 한다. 매니큐어에서부터 통조림, 항균성 비누, 세정제에 이르기까지 온갖 제품이 이런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하수구와 정화조로 흘러들어간 것은 반드시 흘러나오게 되어 있다. - p.262

신기하지.
우리 몸에 해로운 것들은 지구에도 해롭다. 반대로 지구 온난화가 어쩌니하면서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 몸에 문제가 생겨서(아니면 나처럼 비싼 화장품이나 화학용품들에 드는 돈이 아까워서) 멈춰 서서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다 보면 결국 우리 몸의 문제에 대한 해답이 곧 지구 환경에 대한 해답이 된다. 이런 법칙에는 예외가 별로 없다.

그 해답은 대충 이렇다:

  • 몸 바깥이 아닌 안을 깨끗이 하기. 즉, 고기를 덜 먹고 가까운 지역에서 나는 제철 과일과 채소를 먹기
  • 화학적으로 합성된 세제나 세정제, 화장품들을 가능한 한 자연 물질로 대체하고, 가능하면 아예 그런 것들의 사용량이나 빈도를 줄이기
  • 그리고...





    행복해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