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잡글.blarrr 2003. 5. 20. 16:08

엄마 뱃속에 있는 아이들은 아빠의 낮고 굵은 음성을 들으면서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아빠란 그런 존재인 것이다.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그 생각을 잠시 떠올렸다.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이나 우울에 잠겨있을때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 이야기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나는 어린아이가 되어 모든 걱정을 그에게 털어놓고, 울고, 그가 하는 말에 무조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다 큰 어른으로돌아올 수 있다.

그가 없었다면 나는지독히 우울하고 도태된 20대를 살았을 것이다. 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모든 방법을 다시 배웠다. 그는 내게 가해지는세상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 항의하고 보호막이 되어준 첫번째 사람이었다. 나는 더이상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았고, 열심히 살 수 있었다.
난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지만, 그도 내가 있었으므로, 세상이두렵지 않았을 것이고, 열심히 살 수 있었을 거라고 믿는다.

* 어쩌면 그를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라는 분류에 넣는 것이 조금은 부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그러고보니 더 못할 짓도 그에게 참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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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aya 2003.05.21 1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첨에 님이 제 친군가 했어요.. 춘천에 산다는 것두 그렇구, 홍대 앞에 사는 친구가 있고..근데 남자친구를 보니 아니군요..^^;블로그 알리기 란에 있길래 와 봤어요 맘에 드는 곳인걸요, 그런데 의외로 제 거가 링크돼 있군요..ㅎㅎ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역시 통하는 건가요.

  2. BlogIcon yuna 2003.05.24 2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춘천이 고향이고 홍대 앞에 사는 친구가 있는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될까 하는 희한한 상상을 해봅니다 :O반가워요. 얼마전부터 그림이랑 글을 재미있게 보고 있었거든요.

  3. BlogIcon happy 2003.05.27 0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라는 단어 하나로 이렇게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다니..남의 짧은 글 하나로 이렇듯 이 사람의 영혼을 느낄 수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