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고양이를 부탁해'를 이제야 봤다.

좋다. 좋다. 좋다...
배두나.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녀가(영화 속에서의 태희가 아니라 배두나라는 배우가) 하는 말은 항상 맞는 말처럼.. 들린다. 산전수전 다 겪은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옆에서 듣는 느낌 같은.

얼마전에 본 '튜브'에서도 그녀를 볼 수 있었다. 영화 속의 한 대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사는게 뭐 별건가. 달콤한 기억 하나면 되지...'

배두나가 아니었다면, 다른 어떤 여배우였더라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인 전도연이 이 대사를 읊었다고 해도!) 이 대사는 내게 제대로 와닿지 않았을 것 같다.
글쎄 나같은 비관주의자가 '달콤한 기억... 한둘만 있다면... 그래, 뭐 남은 날들도 정말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아...'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배두나는 보기 드물게 똑똑하고 독특하고.. '리얼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영화속의 지영은 내가 좋아하는 한 후배와 닮았다. 상황이 아니라 외모와 말투가.
그 후배는 씩씩하고 긍정적이고, 모든 일에 열심이고, 믿음직스러운, 나랑은 정반대인 그런 아이다. 얼마 안있으면 뉴질랜드로 떠난다고 해서... 며칠 전에 만났었다. 난 그녀석이 뭐든 정말 씩씩하게 잘 해내고 좀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리라고 믿는다.

다들 이 영화를 보고 스무살적의 기억들을 떠올린다고 하는데... 난 웬지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쨌거나.... 젊은날은 참예쁘고도 힘든 선물인듯 하다. 누가 다시 내게 돌려준다고 하면 받고 싶지 않을 그런 선물. 그래. 아마도 아기고양이 같은 것일게다.

* 사진은 무비스트(www.movist.com)에서 가져옴. 그러고보니 배두나는 얼마전 받아놓은 '청춘'이라는 영화에도 나왔다. 이 영화까지 다 보고 잘 것인가...후어... 죨리다 죨려...

'읽고보고듣고.revi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treme ops  (1) 2003.08.03
"고양이의 보은"을 보다  (3) 2003.07.23
질투는 나의 힘/국화꽃 향기  (0) 2003.06.24
건강, 우울, 냉수 마찰과 다자이 오사무  (0) 2003.06.14
The Red Shoes  (0) 2003.06.11
그냥... 걸어본 기억이 있나요?  (1) 2003.05.27
결혼은, 미친짓이다  (5) 2003.04.27
[books] 평등에 대한 통찰  (2) 2003.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