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2019-06-11 11:48 아산병원은 정말이지, 놀랍다.
병원계의 에어비앤비를 보는 듯;

한달 전 안과 검사를 한 후 한달 있다 다시 검사해보자는 결론이 나왔고, 한달 후 쯤 마침 6개월 전에 예약한 산부인과 검사+진료가 있는 날이 있었다. 예약을 도와주는 직원은 ‘오전 9시 20분과 10시에 산부인과 검사와 진료가 있으니 10시 35분과 11시 반에 안과 검사와 진료를 잡으면 되겠네요.’라며 예약을 잡아주었다.

같은 날 두개를 한꺼번에 해서 좋긴 한데(나중에 생각하니 두 과를 하루에 본 덕분에 일일 실비 한도를 훨씬 넘음ㅜㅜ) 시간이 너무 촉박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혹시 앞에 검사가 늦어져서 뒤의 예약 시간을 못맞추는 건 아닌가 하고.

그런데...
두 과의 검사와 진료 모두 예약 시간 대비 5분 이내의 오차로 진행 중. 아예 예약을 잡을 때 각각의 검사와 진료에 걸리는 시간의 통계치를 갖고 있는 것 같다(그렇다 해도, 아니라 해도 놀랍;; 전자라면 그때 예약 직원의 응답 속도로 볼 때 예약 시스템에서 바로 타과의 검사에 걸리는 시간을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는 건데 이정도면 꽤 사려 깊은 시스템 기획이고. 후자라면 한쪽 과의 예약 담당 직원이 다른 과의 특정 검사에 걸리는 시간을 알고 있었다는 건데 이건 어떻게 가능한 건지 모르겠다).

에어비앤비가 로그인한 호스트에게 ‘오늘의 팁’을 제공할 때 그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렇게 하면 니가 한달에 00.0번의 예약을 더 받을 수 있고 수익은 00.00원 더 늘어날 거야’라고 조근조근 알려주고 ‘자 이제 이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돼’라며 맨 아래 커다란 버튼을 보여주듯이.

언제나 그렇듯이 하나가 끝나면 이후 갈 곳과 할 일을 서면과 구두로 안내해주고, 생길 수 있는 대기 시간이나 불편함을 미리 안내해준다. (거의) 모든 스탭이 동일한 시스템 아래 동일한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서 마치 하나의 인격체처럼 편안하게 느껴진다.

프로의 서비스.

그런데 마지막 안과 진료가... 20분이나 늦어지고 있다 허허허.
하지만 늦어질 때도 몇분 늦어지는지 사유는 뭔지 대기실 앞에 표시됨.
끝나고 맛있는 거 먹어야지.​

2019-06-11 12:38 아산병원 시스템에 대한 칭찬의 글을 올리자마자 병원 전체 시스템이 다운돼서 진료 처방 예약은 물론 환자나 검사 결과 확인도 안되는 상황. 30분 정도 지났는데 직원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도 알 수 없다는 답변.
아이러니.
복도와 다른 층 자동수납기도 먹통인 걸 보니 정말 전체 시스템 다운인 듯.

그 와중에 오후에 잡혀있던 회의는 취소되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주는 유쾌함을 알게 된 나는 지하에 내려가 맛있는 거나 먹고 와야겠다. 하하하!

2019-06-11 13:25 팥빙수 한그릇 먹고 올라오니 복구되었음

2019-06-11 13:41 망막앞막, 망막 앞에 막이 생기는 증세로 시력이 저하되고 지글지글하게 보였었는데, 오늘 검사 결과 그 막이 저절로 없어졌다고.
드물게 이렇게 수술하지 않고도 수술한 것처럼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지난번에 한달 더 두고 보자고 했다고.
아직 좀 지글지글해보이긴 하는데 망막 사진 상으로는 정말 불룩했던 막이 없어졌더라.
돈 굳었네.
혹시 모르니 6개월 후 다시 보기로.
#warmbo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