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 2019-03-03 15:53 #개껌던지기 를 소개하신 김영식님 소개​로 읽기 시작한 책.
    읽기 시작한 지 한참 만에 붓다 이야기가 나온다.
    #books #머리를비우는뇌과학​​

  • 2019-04-24 12:23 ‘텅 빈 상태’에 대한 설명 중.
    우리가 고양이를 사랑...을 넘어 경외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books #머리를비우는뇌과학​​

  • 2019-06-08 17:26 위빳사나를 하면서 명상을 할 때 몸의 미세한 진동을 점점 명확히 느끼게 되었는데, 몇달 전부터는 평소에도 이 진동을 느끼곤 했다. 몸의 내부에서 오는 진동인지 외부의 진동인지 명확히 구별할 수 없는 그런 느낌. 명상 선생님과 도반들에게 여쭤보니 명상 중 흔히들 겪는 일이라길래 신기하네 하고 지나갔다. 조금 즐기기까지 한 것 같다. 이 밖에도 명상을 하는 사람들에겐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든가 눈 앞에 화려한 컬러나 빛, 풍경이 펼쳐지는 등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난다는 얘기를 들었다.

    ......

    위층 소음에 예민한 나날이 지속되던 중 며칠 전에는 집 전체가 울리는 진동이 느껴져서 관리실에 전화를 했다. '엘리베이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대답이 있었고 조금 있다 진동이 멈췄다. 그 이후 집에서 나는 소음과 진동에 초 예민한 상태가 되었고, 급기야 며칠 전에는 일하다 말고 집을 뛰쳐나갔다.

    집 전체가 진동으로 울리는 것 같은데 이게 그냥 내 느낌인지 집에 문제가 있어서 진동이 발생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아는 가장 조용한 장소인 뒷산 무덤가에 올라갔는데 거기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마치 땅 덩어리 전체가 낡은 버스처럼 덜덜 떨리는 것 같았다. 게다가 먼 길거리와 주택가의 소음이 바로 옆에서 나는 것처럼 들려왔다. 마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거나 밤을 새웠거나 둘다 했거나 했을 때처럼 땅이 흔들리는 건지 내 몸이 떨리는 건지 모를 진동이 느껴졌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무섭고 불안해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일도 운동도 하지 못한 채 밤늦게 집에 들어가 지쳐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오른쪽 겨드랑이 밑의 근육이 저절로 혼자 움직이는 현상까지 생겼다. 엄마 돌아가시기 전 파킨슨으로 온몸이 마비되는 증상이 있었던 터라 나는 이게 파킨슨의 초기 증세라고 거의 확신했고, 두려움에 떨며 동생과 아빠한테 전화를 해 이것저것 물었다(그리고 아빠한테 큰 걱정을 끼쳤다. 미안해요 아빠ㅜㅜ).

    몇년간 두개내저압증으로 심하게 고생한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동생은 이런 증상을 이미 여러번 겪었고,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흔하게 겪는다는 다른 현상들도 겪었다고. 그리고 의사들은 이걸 '뇌진탕이나 뇌 관련 질환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들'이라고 했다 한다.

    ......

    생각해보니 명상을 하며 느낀 진동과 집에서 느낀 진동, 무덤가에서 느낀 진동은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느낌 자체는 거의 같았는데 거기서 나는 거기서 딱따구리 소리와 위층 이웃의 발소리에서 느낀 것과 같은 전혀 상반된 감정을 느꼈던 것.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현상이나 환각이 보이는 증상도 그런 것이었을까 생각하다 보니, 우리가 두려워하고 없애고 싶어하는 '질병'과 '신기한 체험'으로 추구하는 현상들의 경계가 무엇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쩌면 같은 현상에 이런저런 다른 이름과 좋고 나쁨의 꼬리표를 붙이고 그 생각에 끌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싸잡아서 판단하면 오류가 커진다지 참. 어쨌든 나는 그랬다. 이틀이 지나니 근육의 '연축'(동생이 가르쳐줌)은 없어졌고, 진동은 간간이 계속 느껴지지만 무섭고 불안한 마음은 없어졌다.
    그리고 놀랍게도 오늘 오랜만에 펼친 '머리를 비우는 뇌과학'이라는 책에 딱 그 얘기가 나오더라.

    우리가 '질병'이라고 여기는 (뇌나 신경과 관련된) 어떤 증세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극한 행복감이나 영적인 깨달음을 주는 '추구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사례들. 급 흥미진진.

    #books #머리를비우는뇌과학
    #붓다로살자

    * 물론 내가 퀘이커교도 같은 사람은 아니라서 신경과 예약은 해두었다;; 다만 불안해하거나 걱정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 2019-06-11 07:58 우울증의 묘사란 깨달음의 묘사 만큼이나 주관적이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이 책에 나온 묘사는 그나마 꽤 공감할 만하다. 데이빗 포스터 월리스(David Foster Wallace)의 ‘Infinite Jest’도 읽어봐야겠군.
    #books #머리를비우는뇌과학

    그 책은 번역본이 없네.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100대 걸작 영어 소설' 중 하나라는데 왜 번역본이 없니.
    대신 최근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이라는 에세이집이 이북으로 나와있다.​​

  • 2019-06-11 15:44 나는 같은 멜로디나 리듬이 계속 반복되는 걸 병적으로 싫어해서 멜로디가 강한 팝, 성악, 클래식을 좋아하는데 리듬이 강한 음악과 ‘텅 빈 상태’의 관계에 대한 이 부분을 읽고 삼바나 힙합 같은 쟝르를 좀더 들어볼까 하고 있다.

    좋은 곡이나 음악가가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애플뮤직에서 ‘삼바 대표곡’ 이런 거 듣고 있는데 영 ’그루브’가 올라오질 않네유.
    #books #머리를비우는뇌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