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위빳사나 명상 10일 코스를 다녀오다' 보기▶

  • 2018-04-03 21:12 미세먼지가 조금 가라앉은 날.
    조계사의 화요 걷기명상에 참가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수다를 실컷 떨고,
    갈비뼈 접는 법과 꼬리뼈 마는 법을 배우고,
    단골 가게에서 삶은 옥수수를 사서 야금야금 먹으며 집까지 걸어왔다.
    위빳사나 명상이 너무 궁금해서, 읽던 책들을 또 미루고 먼저 읽기 시작한다.
    두근두근.
    매일매일 좋은 날.

  • 2018-04-04 11:44 ‘정글이 다 말라죽어 없어졌는데 되살리고 싶다면, 당신은 그 정글의 나무 한 그루마다 물을 줘야 합니다. 당신이 세계 평화를 원한다면, 당신 스스로가 평화로워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 나의 마음이나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

  • 2018-04-06 13:02 어려워도 배워야만 하는 ‘신성한 무관심’.

  • 2018-04-06 13:35 나쁜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다른 누구보다 우선 자기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다. sns 타임라인에, 다른 사람의 글이나 뉴스 댓글에 분노와 혐오에 차서 글을 쓸 때, (그게 비록 정당한 것이라도) 그 분노와 혐오는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독이 된다.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우리 몸을 죽이는 독 말이다.

    얼마전 알게된 지인은 명상을 가르치시는 분인데 ‘말이 독이 된다는 게 뭔지 실제로 알게 되었다’고 하셨다. 명상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봄으로써 분노나 혐오 같은 극단적인 감정에 휩싸여 말을 내뱉을 때 몸과 마음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더 잘 알 수 있게 되는 듯.

    화를 내고 욕을 하는 것을 멈추고 그걸 바로잡기 위해 뭘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자.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바른 말이란:
    '불순한 말에는 거짓말, 즉 진실에서 더하거나 빼서 하는 말, 사람들을 이간질하는 말, 험담이나 비방, 남을 동요시키는 아무 유익함도 없는 거친 말, 쓸데없는 잡담, 즉 자신과 다른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는 의미 없는 수다가 포함됩니다. 그런 말을 모두 하지 않으면 바른 말만 남게 됩니다.'

  • 2018-04-07 14:03 이미 다섯가지 계율을 다 지키고 있다. 정오 이후에 먹지 말라는 것은 아침만 먹으라는 뜻인가? 그것만 제외하면 이미 여덟가지 계율도...허허허.
    #이제해탈만하면되는데 #이렇게쉬울리가없어

  • 2018-04-08 13:16 ‘일단 무조건 해보는’ 것은 나같이 게으르고 겁 많은 사람에겐 어려운 일이다. 고양이와 같이 살겠다고 생각했을 때도 책부터 사서 읽었다. 내가 지금 하려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기제로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기대나 목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나 최악의 상황은 뭔지, 남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제일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를 대충이라도 파악하고 난 이후에야 그 다음 한걸음을 걸을 수 있었다.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조바심 때문인 거 같은데,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다.

    불교를 공부하면서 ‘명상’이나 ‘참선’같은 수행을 해야할까, 한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고민했다. 그만큼 많은 갈래가 있다고 들었는데 잘은 모르지만 방법은 달라도 최종 목표나 기제는 비슷한 것 같다. 그중에서도 붓다 자신이 설한 방법이면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이 행해오며 검증된 위빳사나 명상을 해볼까하는 생각에 일단 유발 하라리가 추천한 책을 사서 읽고 있다(그렇다. 모든 게 사실은 유발 하라리 때문이다ㅋㅋㅋ. 그는 고엔카를 스승으로 오랜 기간 위빳사나 명상을 수행해오고 있다고).

    이제 대충 알겠고, 해보고 싶다.
    붓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누군가를 내 어깨에 앉히고 최종 목표까지 데려다주지 않네. ... 각자가 스스로 걸어야 하네. 매 걸음을 스스로 밟아야 해.'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게 또 나같은 사람의 기쁨이지 후후후.

  • 2018-04-09 10:16 자신의 행복을 완성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고 평정한 상태가 되어 다른 이들 또한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설 자리가 생기는 것.

    다 읽었다. 비슷한 제목의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10일코스’라는 책도 샀는데 그건 10일 코스 갔다와서 읽어도 될 듯.

    담마코리아 웹사이트▶

  • 2018-04-09 11:30 담마코리아의 위빳사나 명상 10일 코스 참가 규율​.
    다 괜찮은데(이미 그렇게 살고 있다;;;) 운동을 할 수 없는 게 좀 걸린다. 열흘이나 운동을 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이런 걱정 역시 '나'에 대한 집착일테지만.
    #VipassanaMeditation
  • 2018-04-09 15:29 ‘문제는 나도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생각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물리적인(육체적인) 상태에서 오는 것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에서 솔솔 피어나거나 졸졸 새어나오는 것 같은 어떤 느낌들이다. 평소에는 모르고 있다가 한순간 모든 것을 장악한다.
    ...
    분명히 내 뇌에서 일어나는 일일 텐데 구체적인 생각이 아니기 때문에 끊거나 제어하기가 힘들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책을 읽으며 그때 했던 짐작이 맞구나 생각했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은 오랜 시간 동안의 조건화로 무의식 수준에서 감각에 반응하기 때문에, 감각과 감정의 중간에서, 몸과 마음의 중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평소의 정신 상태로 알아차리기 힘들다고 한다. 특별한 조건, 특별한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이 특별한 훈련이 아마 명상이겠고, 그것을 통해 저 솔솔 피어나고 졸졸 새던 것들이 뭔지 보고 나면 아마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
    희망에 차 있다.

    불교 공부를 하면서 혼자 해오던 생각들의 방향이 대부분 맞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 좀더 나를 믿고 가도 되겠지?
    #books #고엔카의위빳사나명상 #붓다로살자
  • 2018-04-13 14:27 위빳사나 명상 10일 코스 참가 확정 메일을 받았다.

    고양이들이나 집안일은 노땡에게 맡기고 가면 되는데 걱정되는 건 10일 이상 운동을 못한다는 것과 하루 두끼만 먹을 수 있다는 것. 운동은 왜 못하는 건지 궁금해서 메일로 물어봤는데 이 코스가 정신적인 건강을 도모하는 거라 육체적인 건강에 너무 신경쓰다 보면 원래 목적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왔다.

    발레를 시작한지 7년이 됐다. 그동안 삼일 이상 운동을 빼먹은 건 수술했을 때 한달 뿐이었다. 그때도 열흘 후부터는 수술 부위인 상체를 제외하고 다리만 쓰는 동작들을 시작했다. 3일 정도 쉬면 일단 피곤하고, 팔다리와 어깨, 등에 무력한 느낌이 든다. 근력이 줄어들어서 이럴 때 한 자세로 오래 일하면 통증이 온다.

    하루에 세끼, 중간에 간식, 운동 전후 간식을 먹는다. 하루종일 먹는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먹어야 몸무게가 유지된다. 하루라도 간식을 못먹으면 하루이틀 사이에 1-2kg가 빠진다. 엄마를 보면 이건 가족력인 것 같다. 엄마는 젊었을 때도 마른 편이었지만 나이가 들어 이런저런 병이 걸리면서 30kg 대로 체중이 줄었고, 거동을 못하게 되면서 완전히 뼈만 남았다.

    인스타나 페북 광고를 보면 살을 빼기 위한 전 지구적 투쟁이 진행중인 듯한 느낌인데, 나이가 들어 살이 빠진다는 게 얼굴이 해쓱해지고 근력이 줄어들고 에너지가 딸리는 것 외에 좋은 거라곤 하나도 없다.

    운동+끊임없이 먹기가 불가능한 12일.
    비쩍마르고 흐물흐물해진 육체로 해탈해서 돌아오는 건 아니겠지...

    #warmbody #붓다로살자 #VipassanaMed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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