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 2016-12-13 20:30 읽어보고 싶다. 존 버거 할아범의 '아내의 빈 방' #books #아내의빈방​

  • 2017-03-02 00:56 또하나의 아름다운 책. 존 버거가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보내는 연가. 한글 제목은 '아내의 빈 방 - 죽음 후에'이다. 초판은 2014년 출간되었는데 사야지 하고 미뤄둔 동안 존 버거 역시 2017년 1월 2일 자기 별로 돌아갔고, 삼일 후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 2쇄가 발행됐다. 아껴 읽어야지. 물론 보면서 조금 울었다. #books​

  • '당신은 식물을 보살피는 일을 좋아했지. 그건 미래를 매만지고 미래를 단정히 맞춰주는 방법이었으니까. 추운 날 외출 전에 현관 앞에서 내 스카프를 단정히 맞춰주는 것처럼 말이오. 당신이 그렇게 미래에 헌신했던 건 유토피아의 존재를 믿어서가 아니라 그런 헌신 덕분에 우리가 현재와 겨룰 수 있고 가끔씩은 앞지를 수도 있기 때문이었지. 당신은 과거의 메시지를 지니고 미래를 향해 달리는 주자처럼 현재를 가로질렀소. 당신의 몸은 달리기 선수나 경마의 기수 혹은 스케이트 선수 같았지.'​

  •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끊임없이 당신의 반응을 기다렸던 거요. 나에게 글쓰기는 벗겨내는, 혹은 독자들을 발가벗은 무언가에 가까이 다가가게 하려는 형식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발가벗은 무언가에 대한 기대를 우리는 함께 했지. 우리는 사물들의 이름 뒤에 있는 것을 함께 꿰뚫어 보기를 원했고, 그러고 나면, 서로를 꼭 붙 들었어. 그렇게 붙들고 있으면 나는 다시 혼자서 글을 써야 할 때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곤 했지.
    습관이 본능이 되어버린 거요.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나는 당신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으니.'

    '거기에 다리를 흔들며 앉아, 이렇게 높게 벤치를 만든 이유가 뭘까 궁금해 하며 그 부조화가 재미있어서 웃었지. 아침 8시 거기에 가본적은 없으니까 아이들이 어떻게 빈응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도 가끔 운전을 하며 그 벤치를 지날 때면 다리를 흔들며 앉아 있는 우리 모습이 보인다오. 마치 영원함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 나쁜 할아범. 눈물 없이 읽을 수가 없네 그려. 나쁘다.
  • 2017-03-04 00:31 존 버거가 그린 아내 베벌리의 그림 두 점. 하나는 1980년대에, 다른 하나는 죽음 이틀 후인 2013년 8월 1일에 그린 것.

    그는 아내의 죽음 앞에 스피노자의 인용문을 들어 '영원'을 이야기한다. '정신이 영원의 관점에서 인식하는 모든 것은, 정신이 현행적으로 현존하는 신체의 실존을 파악한다는 사실로 인해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의 관점에서 신체의 본질을 파악한다는 사실로 인해 인식하는 것이다.'
    - 의미는 알겠는데 말이 너무 어렵다. 번역을 잘 못한 듯. #books #아내의빈방 #존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