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 lifelog


지구에서 4광년 떨어진 곳의 또다른 문명 세계 '삼체'. 세개의 태양이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예측할 수 없는 극한 기후 속에서 삼체의 인류는 '탈수'(스스로 수분을 배출해 종이같은 형태의 가사 상태로 들어가는 것)를 통해 난세기를 견디고 항세기에는 '입수'를 해 문명의 발전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그 행운에도 끝이 보이고, 삼체는 이주할 다른 행성을(항성인가? -_- 난 이게 너무 헛갈림) 찾기 시작한다.

'영원히 얼지 않는 푸른 바다'가 있는 꿈의 별 지구를 찾아낸 삼체인들은, 지구의 과학 발전을 막기 위해 과학자들이 과학 자체에 공포와 회의를 품게 만들고 기초 과학의 발전을 가로막을 계획을 세운다. 지구의 가속기를 교란시켜 일관성 없는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인류가 해석할 수 없는 기적과 암담한 미래를 보여주어 인류 스스로 절망과 공포에 빠져 붕괴하도록 한다는 것.

여기까지가 '지구의 과거' 3부의 1부에 해당하는 '삼체' 이야기다. 물론 이것보다 훨씬 방대하고 다양한 엄청난 얘기들이 촘촘하게 엮여있다. 캐릭터도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아있고 흥미롭다. 과학과 역사에 대한 넓은 지식에 엄청난 상상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스토리다. SF는 작가가 가진 과학 지식의 깊이나 넓이가 그대로 스토리의 깊이와 넓이가 된다는 걸 새삼 느꼈다. 물론 여기 나오는 다양한 물리학과 수학 이론들을 세세하게 이해는 못했는데; 그래도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데 크게 방해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ㅋㅋㅋㅋㅋㅋ).

그런데도 작가 자신은 '궁극적인 과학 소설'이 아니라며 '자신이 없다'니. 그렇다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도대체 어떤 작품인가 하고 알라딘이 주문함. 이북이 없어서 종이책 주문했는데 며칠 기다려야 할 듯. #books #삼체

  • 2016-09-13 12:21 '삼체' 읽기 시작. 리뷰 보니 완전 기대돼.​
  • 2016-09-15 20:33 저격수 가설과 농장주 가설.
    #books #삼체​
    이 구절. 바흐에 대해 내가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어떤 거대하고 아름다운 질서가 있는데 난 그것의 겨우 발톱만한 부분만 알 수 있는 느낌. 그래서 좋아하지.​
  • 2016-09-16 11:57 '삼체' 게임 속 세개의 태양과 문명의 생성, 진화, 소멸 이야기에서는 아이작 아시모프와 로버트 실버버그의 '나이트폴'이 떠오른다.
    십년 전 '나이트폴'을 알게 되기까지의 발자국들​.

    그때 절판된 하권을 구하지 못해 뒷부분을 못읽었는데 십년 후 이북 원서로 나와서 샀음​. 물론 아직 읽진 못하고ㅋㅋㅋ

    이북 만세!
    #books #삼체​​​
  • 2016-09-16 19:35 '종의 공산주의'.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거의 같다.
  • 2016-09-16 23:33 머리카락의 10분의 1 굵기인 나노 소재의 끈을 이용해 운하를 통과하는 거대 함선(과 그 안의 사람들)을 50cm 두께의 얇은 판으로 잘라버리는 이 장면, 다른 sf 소설에서 비슷한 걸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이 집에 들어가다가 문앞에 설치된 분자 끈(그 소설에선 나노가 아니라 분자였다)에 이런 식으로 목이 잘렸는데, 잘리는 순간 이걸 알아차리고 그대로 잘린 머리를 목 위에 잘 얹은 채 집안으로 들어가 지인에게 전화를 했다. 워낙 가느다란 끈으로 깨끗하게 잘렸기 때문에 다시 그대로 머리를 붙였;;; 지금 생각하니 황당하네 ㅋㅋㅋㅋㅋㅋ
    근데 무슨 소설이었는지 생각이 안나. 테드 창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윌리엄 깁슨이었던 것도 같고. 머리가 간질간질.

    아, 그리고 이책 너무 재밌다. 휴.
    #books #삼체​
  • 2016-09-17 14:07 관련 자료를 뒤지다가 'LSD'라는 게임을 발견했다.
    https://namu.wiki/w/LSD(%EA%B2%8C%EC%9E%84)
    90년대 중후반에 피씨통신으로 다운로드해서 했던 어떤 게임이 생각난다. 이것과 비슷한 분위기였는데 안타깝게도 제목이 기억나지 않아. 어딘가 3.5인치 디스켓으로 남아있을텐데. 겨우 20년 전의 기록들도 남아있지 않은데 지금 이런 기록 따위가 다 뭘까 하는 생각도 드네.​